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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다이구 Jul 16. 2024

평범한 사람의 꿈에 대한 생각

작은 물웅덩이

나에 대한 생각


정녕 평범한 사람은 평범한 꿈을 꿔야하는 것일까. 오르지 못할 나무는 쳐다도 보지 말아야 하는 것일까?


나는 한바탕 소나기가 내리친 뒤 길가에 생긴 말라가는 작은 물웅덩이다. 광활한 하늘을 수면에 비추고 있다. 하지만 본인도, 지나치는 행인도 나는 그저 일렁이는 작고 더러운 물웅덩이일 뿐 하늘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럼에도 필사적으로 하늘을 비춘다. 오직 그것만을 비춘다.


“아… 새 한 마리만 내 품으로 날아와 날갯짓을 해주었으면! 그렇다면 나도 저 하늘이 될 수 있을 텐데……”


하고 한탄한다. 다만 애석한 것은 새는 절대 물웅덩이에 빠지는 일은 없었고 그 안에서 날갯짓을 하는 일은 더욱 없었을 뿐만 아니라 만일 새가 날아와 날갯짓을 해도 물웅덩이는 그대로 물웅덩이다.


정말 새가 날아와 웅덩이에서 날갯짓을 하면 흙탕물이 될 뿐이다. 그러니 오히려 새가 웅덩이에 빠져 날갯짓을 하지 않는 것은 물웅덩이에게도 다행이다.


아주 비참하게도 그것은 나에게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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