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초1 인기남을 사로잡은 여자 친구

by JOO

1. 초1 아들은 인기남?


초1 아들은 요즘 하굣길에 남자 친구들과 놀이터에서 논다. 아이가 주로 남자 친구들과 놀기 때문에 나도 같은 반 여자 친구들 얼굴은 잘 모른다. 그런데 며칠 전에 교문 앞에서 규가 어떤 여자 친구를 가리키며 말한다.

"엄마, 얘가 우리 반 **야."

"그렇구나."

그랬더니 ** 엄마가 나를 보더니 말을 걸었다.

"규 엄마세요? 규가 저희 **를 잘 챙겨준다고 하더라고요. 규한테 고마워요."

"아, 그래요? 몰랐네요."

**는 학교에서 몇 번 운 적이 있어서 규가 집에서 얘기를 한 적이 있는 친구다. **가 울었다고만 얘기했지, 자기가 도와줬다는 얘기는 한 적이 없어서 **와 ** 엄마가 다른 방향으로 간 후에 규에게 물어봤다.

"규가 **를 챙겨줬어?"

"응. **가 선생님 말을 잘 못 알아들으면 내가 쉽게 풀어서 설명해 줬지."

친구를 도와주는 아이가 기특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어제는 하교 후에 여자 친구들 4명과 놀게 되었는데, 놀이터로 가는 길에 그 친구들의 엄마들이 반가워하며 말했다.

"어머, 규 어머니세요? 저희 아이가 규 얘기 정말 많이 해요."

"저희 아이도요."

"규가 저번에 보니까 저희 아이한테 살갑게 얘기 잘하더라고요."

그 집 아이들이 규에 대해 뭐라고 말하는지 자세하게 듣고 싶었으나! 초면에 차마 꼬치꼬치 캐물을 수는 없어서 "아, 그랬군요."라고밖에 답을 하지 못했다. 뭐라고 말했는지 지나고 나니 궁금하네. 엄마들의 표정을 보아하니 나쁜 말은 아니었을 거 같은데.


이쯤 되니 살짝 생각해 본다. 우리 규가 그 반의 인기남인가?



2. 사랑은 움직이는 거야


"엄마, 나 좋아하는 애 생겼어."

하굣길에 초1 아들이 말한다. 아들 녀석이 김**한테 고백편지 우정편지 준 게 엊그제 일 같은데 말이다.


<이전 글 참조>


"김** 말고 다른 애?"

"응, 신ㅁㅁ. 내가 걔 좋다고 했더니 걔도 나 좋대. 아직 사귀기로 하진 않았는데 곧 사귈 거 같아."


어이쿠야, 아무리 사랑은 움직이는 거라고 했다지만 아직 1학기도 다 가지 않았는데 김**를 좋아하는 마음이 그렇게 금세 신ㅁㅁ로 바뀔 줄이야!


난 다급하게 말했다.

"아니 아니, 사귀진 말고!"

"왜?"

"초등학교 1학년이 사귀는 건 좀 그래."

"왜? 뭐가 어때서?"

"근데 규야, 신ㅁㅁ의 어떤 면이 좋아? 왜 좋아하게 됐어?"

"응. 신ㅁㅁ가 우리 반에서 힘이 제일 세거든. 신ㅁㅁ가 저번에 건이 형까지 들었잖아! 그때부터였어. ㅁㅁ가 힘이 세니 날 지켜줄 것 같아."


우리 규, 힘이 센 여자가 이상형이었구나! 강한 남자가 여자를 지켜줘야 한다는 편견 따위 없어서 참 좋다만, 그 친구를 좋아하게 된 이유에 자꾸 웃음이 나오는 건 어쩔 수 없는 거겠지?


초1 인기남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건 강한 힘이었다!

규의 마음을 얻고 싶다면 힘을 기르고 와라, 여자 친구들아~~~


두 그네 혼자 타기 신공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우리 냉동실엔 소분한 OOOO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