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말이 생각난다.
“나는 어떡해?”
그 말뜻이 무엇인지 그땐 몰랐다.
이 말도 기억난다.
“행복해.”
다시 못 들을 말인 줄 그땐 몰랐다.
또 이 말도 기억난다.
“그만하자.”
그렇게 끝나버리는 말인지
그래도 나는 계속되어가는 말인지
그땐 몰랐다.
그리고 이 말이 기억난다.
“잘 지낼 수 있지?”
저는 잘 지낼 수 있다는 얘기인지
그렇지 않다는 것을 가장 잘 아는 네가
정말 몰라서 묻는 것인지
적선하듯 동전 하나를 던지는 것인지
내 눈동자 아래가 무겁게 떨리고 있는 것을
진정 보지 못하는 것인지
그땐 몰랐다.
마지막으로 기억나는 말
“너 먼저 가.”
모든 것이 끝나버린 나의
무너져가는 모습을 유유히 지켜보던 말던
여태껏 본 적 없는 불쌍하기 그지없는
한때의 사람이 기억 속에서 걸어 나가는
과정을 관찰하던 말던
멍청하게 아직도 이게 아픔의 시작인지
그토록 소중한 것이 짓뭉개져가는 것인지
오늘 밤 잠을 잘 수 없을 거라는 얘기인지
알지 못하고
그것도 알지 못하고
단지 들이치는 비가 차가웠고
뒤돌아보지 않아야 한다고만
되뇌이던 그때의 나는
그녀의 말을
끝까지 이해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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