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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유경변호사 Sep 10. 2019

안전한 명의대여는 없다

명의대여와 그에 따르는 책임

최근 명의대여로 인한 피해를 호소하는 일이 많아졌습니다. 

명의를 대여하는 경우 명의대여료 명목으로

매월 수십만 원에서 많게는 수백만 원에 이르는 돈을 지급받거나

일시금으로 수수료를 지급받을 수 있기 때문에

명의대여에 대한 유혹을 떨치지 못하고 명의를 대여하게 되는 것입니다.


특히 명의를 대여해달라고 요청하는 사람은

대부분의 경우 '명의대여가 안전'하다고 설명합니다. 

만약 무슨일이 생기면 본인이 책임을 다 지겠다고 말하기 때문에

명의를 대여하면 돈도 벌고 책임도 지지 않는다는 생각에

선뜻 타인에게 명의를 대여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명의대여는 결코 안전하지 않습니다.

명의대여와 그에 따르는 법적인 책임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1 사업자 명의대여의 경우



명의대여는 다양한 형태로 이루어지는데

1. 사업자 등록 명의대여

2. 통장 명의 대여

3. 부동산 명의신탁 등의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먼저, 사업자 등록 명의를 대여하는 경우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사업자등록 명의를 대여하는 경우에는 

회사가 부담하는 채무를 명의대여자가 부담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중에서 조세채무를 부담하게 되는 경우에 대해 사례를 통해 알아보겠습니다.


A씨는 지인 B씨로부터 명의를 빌려달라는 부탁을 받았습니다.

B씨는 A씨에게 "명의만 대여해주면 나머지는 모두 내가 책임질 것이고 사업체 운영도 내가 할 것이다"라고 했기 때문에 A씨는 명의를 대여해주고 일부 수수료를 받은 외에 사업체에 대해서 아는 것도 없고 관심도 두지 않고 지내왔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세무서에서 

A씨에게 A씨가 명의자로 되어있는 회사에 부과된 세금 수억원을 내라는 통지를 받았습니다. 

A씨는 명의를 대여할 때 B씨가 명의대여로 인한 책임을 모두 진다고 했기 때문에

B씨에게 연락해보았지만 B씨는 당연히 연락이 되지 않고, 

억울한 마음에 세무서에 찾아가보았지만

"A씨가 이 회사의 명의자이기 때문에 세금 책임을 회피할 수 없다"는 답변을 듣게 됩니다.


A씨는 명의를 대여해준 것은 잘못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알지도 못하는 사업체에 대한 모든 세금을 A씨가 부담하게 된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 때, A씨는 어떻게 채무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세법상 "실질과세 원칙"에 의하면 

실질적으로 사업체를 운영한 B가 세금을 부담해야 합니다

그러나 실질과세원칙에 의하여 조세채무를 회피하게 위해서는

A씨가 자신이 실제 사업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입증해야 하는데

이것을 입증하기가 매우 어렵고

만약 A씨의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는 경우

명의자인 A씨가 결국 조세채무를 모두 부담하게 되어 

이를 납부하지 않을 경우 A씨의 재산이 압류될 수도 있습니다. 


이외에도 명의대여로 인하여

A씨는 각종 금융거래상 불이익을 얻을 수 있고

건강보험료의 경우 소득과 재산등을 기준으로 부과하고 있기에

실제 소득이 없더라도 사업소득이 인정되어 건강보험료가 상승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법적 처벌에 관하여 조세범처벌법 제11조가 아래와같이 규정하고 있으므로, 

명의대여자의 경우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제11조(명의대여행위 등)
① 조세의 회피 또는 강제집행의 면탈을 목적으로 타인의 성명을 사용하여 사업자등록을 하거나 타인 명의의 사업자등록을 이용하여 사업을 영위한 자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② 조세의 회피 또는 강제집행의 면탈을 목적으로 자신의 성명을 사용하여 타인에게 사업자등록을 할 것을 허락하거나 자신 명의의 사업자등록을 타인이 이용하여 사업을 영위하도록 허락한 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또한 만일 거래상대방이 명의대여자를 사업주로 생각하고 계약을 체결하였고, 

실제 영업주가 채무를 갚지 못하는 경우에 명의대여자도 채무를 변제할 책임이 있습니다. 

거래상대방에게 명의대여사실을 알리지 않았다면 명의대여자로서 책임을 져야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재산을 명의신탁하는 경우에는 명의자가 실제소유자로부터 재산을 증여받은 것으로 의제되어, 증여세 납부의무가 있다는 판례도 존재합니다. 







#2 통장 명의 대여(대포통장)의 경우



다음으로 통장 명의 대여의 경우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최근 사기 및 보이스피싱 범죄가 많이 발생하고 있는데, 

대부분의 범죄행위에서 대포통장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범죄자들은 자신의 범행을 숨기기 위해 다른 사람의 통장 명의를 대여하여 

대포통장을 통해 범죄 수익금을 지급받습니다. 

이에 은행들은 대포통장 개설을 막기 위해 신규계좌 발급 절차 심사를 강화하여

증빙서류를 제출하지 못하면 은행에서 신규계좌를 개설하는 일이 힘들어졌습니다.

 

예전에는 현금 수백만 원을 일시에 지급받고 자신의 명의 통장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방식으로

통장 명의를 빌려주는 일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범행 수법이 발전하여

대출이 힘든 사람들에게 접근하여 통장 및 계좌이용관련 서류를 전달하면 

대출을 실행해주겠다. 저금리로 대출을 해주겠다는 말로 통장 명의를 도용하거나

단기 고액의 아르바이트 구인 광고를 통해 대포통장을 사용하는 경우가 늘어났습니다.



이렇게 통장 명의를 대여한 행위에 관하여서는 전자금융거래법이 처벌하고 있습니다.

전자금융거래법 제2조 제10호에 따르면, 

접근매체란, "전자금융거래에 있어서 거래지시를 하거나 이용자 및 거래내용의 진실성과 정확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사용되는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수단 또는 정보"를 의미하는데


같은 법 제6조 제3항에서는,

접근매체는 양도하거나 양수하는 행위, 대여받거나 대여하는 행위를 처벌하고 있습니다.

이 때 접근매체접근매체를 양도하거나 양수한 사람, 대여받거나 대여한 사람은 

같은 법 제49조 제4항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제6조(접근매체의 선정과 사용 및 관리)
③ 누구든지 접근매체를 사용 및 관리함에 있어서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다음 각 호의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다만, 제18조에 따른 선불전자지급수단이나 전자화폐의 양도 또는 담보제공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제3호의 행위 및 이를 알선하는 행위는 제외한다)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1. 접근매체를 양도하거나 양수하는 행위
2. 대가를 수수(授受)ㆍ요구 또는 약속하면서 접근매체를 대여받거나 대여하는 행위 또는 보관ㆍ전달ㆍ유통하는 행위
3. 범죄에 이용할 목적으로 또는 범죄에 이용될 것을 알면서 접근매체를 대여받거나 대여하는 행위 또는 보관ㆍ전달ㆍ유통하는 행위
4. 접근매체를 질권의 목적으로 하는 행위
5. 제1호부터 제4호까지의 행위를 알선하거나 광고하는 행위


또한 범죄행위에 사용될 것을 알면서도 통장명의를 대여한 경우

사기 방조죄로도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3 부동산 명의신탁의 경우



부동산 명의신탁은 실소유자가 아닌 사람에게 부동산실소유자 명의를 맡겨두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에 관하여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이하 '부동산실명법'이라고 합니다) 제3조 제1항은,           

제3조(실권리자명의 등기의무 등) ① 누구든지 부동산에 관한 물권을 명의신탁약정에 따라 명의수탁자의 명의로 등기하여서는 아니 된다.

고 규정하고, 위 조항을 위반한 경우에는,

같은 법 제5조 제1항 제1호에서 해당 부동산 가액의 100분의 30에 해당하는 금액의 범위에서 과징금을 부과하거나,

제5조(과징금) ①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에게는 해당 부동산 가액(價額)의 100분의 30에 해당하는 금액의 범위에서 과징금을 부과한다.
1. 제3조 제1항을 위반한 명의신탁자

                                                                                                             

같은법 제7조 제1항을 통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억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하게 됩니다.

제7조(벌칙) ①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1. 제3조 제1항을 위반한 명의신탁자



부동산을 명의신탁하게 되면 가장 큰 문제가

명의수탁자가 부동산을 자신의 것이라고 주장하는 경우

명의를 대여한 사실을 입증하지 못하면 부동산 자체가 타인의 소유로 넘어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만약 명의수탁자가 명의신탁 사실을 알지 제3자에게 부동산을 처분한 경우

제3자는 부동산 명의를 적법하게 취득한 것이 되어

부동산을 반환받을 수 없게 됩니다.






이처럼 명의 대여는 전혀 안전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명의대여를 '안전하다'고 하는 사람의 말을 믿고

명의대여를 하는 일이 없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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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도서를 참고해주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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