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중 Discord 01화

#1. Prelude

회사생활을 하면서 늘 기억하는 그 말

by 인사부조화



"회사에서의 여러 활동들, 경영환경 변화,
경영진의 연설, 조직문화
캠페인, 교육 등으로 사람이 변할까?"



많은 경영자들이 각자의 통찰과 혜안이 담긴 말들을 해왔지만 나에게 all time no.1을 꼽으라면 이것이다.

“바뀌고 싶은 사람만 바뀌어라 그러나 남의 뒷다리는 잡지 마라”

단순한 문장이지만 시대를 관통하는 기업관이다.

보통의 평범한 리더들은 늘 교조적으로 누구나에게 근면성실과 협력, 협동을 강요한다. 이기주의니 개인주의니 하는 말들을 앞세우며, 열심히 하자, 다 같이 힘내자, 함께 위기를 극복해 내자 등등 뻔하고 바른말들을 나름 외쳐보지만 나는 저 말이 현실세계에서 제대로 실현되는 적을 본 적이 없다. 물론, 어려운 위기를 딛고 기사회생한 회사들의 사례는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이 정말 사람들이 일심동체 일치단결하여 얻은 결과일까.

'될놈될 안될 안'이라는 말처럼, 할 사람은 누가 안 시켜도 스스로 하고 안 할 사람은 강제로 잡아끌어도 끝까지 안 한다, 어쩔 수 없는 인간사회의 속성이 그러하다. 다 다르게 태어났고 인생과 조직과 회사를 바라보는 시선도 기대도 각오도 서로 전부 다른 사람들이다. 처음부터 가려 뽑지도 않아놓고 나서 원팀 원 스피릿 같이 자기 가족끼리도 실현불가한 공허한 외침보다는 바뀔 사람만 바뀌어라는 솔직함이 더 좋다. 모두가 다 나처럼 또는 쟤처럼 똑같이 변해서 함께 일할 수 있는 조직은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다. 다름을 알고 인정하라는 말은 대단히 특별한 곳에 쓰이는 것이 아니다. 안 바뀌는 사람도 있다는 걸 인정하면 문제들의 접근법이 달라진다. 안 하고 싶은 사람을 억지로 바꾸려 애쓰는 것보다는 이미 바뀐, 최소한 바뀔 준비가 된 사람들에게 에너지를 더 쓰는 것이다.

그다음 문장도 대단한데, '남 뒷다리 잡지 마라' 결국 이걸 캐치해내지 못해서 조직과 기업이 무너져 내린다. 내가 못하면 쟤도 못해야 된다는 고약한 심보가 자기 자신과 조직을 끝끝내 병들고 썩게 만든다. “쟤는 정말 대단하네 어떻게 저렇게 열심히 할까, 고생 많네 “ 응원하는 사람들보다 ”쟤는 뭘 저렇게 열심히 하나, 대단한 일도 아닌 것 같은데 저렇게까지 안 해도 되는데, 적당히 일하고 많이 받는 게 최고인데”라고 누군가의 수고로운 노력을 깎아내리는 사람들이 여론을 주도하는 순간 그 조직은 공멸한다. 하향평준화된다. 어떠한 진일보도 없고 그 자리를 맴도는 고인 물이 되고 만다.

남을 깎아내리고 시샘하는 습관은 일종의 불치병이다. 타고나기를 소인배로 태어났기로 맞는 약도 없다. 적게 변하고 적게 기여했음에도 남들과 똑같은 혹은 더 많은 대접을 바라는 사람들이 바로 이런 사람들이다. 자신들은 더 변하고 기여할 마음이 없기로 다른 이들도 적게 변하고 적게 기여해서 본인들과 똑같아 지기를 바라며 유혹한다. 주어진 시간, 효율적, 빠르게, 최적화와 같은 그럴싸하고 좋은 말들로 포장해서 더 많이, 더 오래 기여할 수 있는 사람들을 시간 관리 못하고, 비효율적이며 무능한 사람으로 손가락질한다. 의욕 있는 사람의 사기를 꺾고 뒤에서 모함하며 변화를 두려워하고 혁신을 멀리해 복지부동한 조직을 만든다. 조직문화는 그렇게 병들어 가고 시든 꽃처럼 생기를 잃어 간다.

사실 바뀔 사람만 바뀌어라는 말과 남의 뒷다리 잡지 말라는 말은 엄밀히 보면 상호 모순에 가깝다. 보통 남의 뒷다리 잡는 사람들은 여간해서는 바뀌는 사람들이 아니기 때문이다. 안 바뀌고 싶기 때문에 다른 이를 끌어내려 모두가 변하지 않는 무사안일 조직을 만들고자 한다. 그래서 조금 다시 쓰여야 맞을 것 같다

“바뀌고 싶은 사람만 바뀌어라, 그리고 남의 뒷다리 잡는 사람은 어떻게든 정리해라 “

회사의 많은 정책과 제도들이 끝내 실패하는 이유가 멀리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 모두를 바꾸고자 제한된 힘을 낭비하고, 정작 그 사이사이에서 다른 이들의 변화를 방해하고 끌어내리려는 자들을 알아차리지 못하는 것. 그 빈 틈 속에서 현실과 제도의 부조화가 일어난다.

'Discord'는 이러한 부조화를 향한 사유와 성찰에 관한 글이다.

#경영 #회사원 #회사 #인사 #H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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