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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가다의 작은섬 Sep 19. 2022

역사 속에서 배우는 삶의 의미 ③

역사에 불꽃처럼 맞선 자들 2022.9.12.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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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그리고 나를 찾아서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나’는 한동안 엄마라는 역할에 과몰입하여 살았습니다. 그리고 나의 삶에서 엄마라는 역할보다 ‘나’라는 사람으로 주체적인 삶을 살고 싶다는 생각을 했을 때 시작한 일은 독서와 한국사 공부입니다. 


학창 시절에도 똑같은 내용을 공부했지만, 40대가 되어서 다시 읽는 역사가 이렇게 감동적이고 애달프고, 안타깝기도 하고.. 도대체 무엇이 이 사람들의 삶을 견디게 했을까? 궁금했습니다.



나는 의미 치료상담사

그 의문은 빅터 프랭클의 의미 치료를 만나고 찾았습니다. 나는 의미 치료상담사이며, 의미 치료를 공부하는 수련생입니다. 나는 의미 치료를 공부하면서 삶은 스스로 책임지는 것이고, 의미가 없는 시련은 없으며, 그 의미는 나만이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저는 독서와 공부를 통해 나를 치유하고, 나와 바로 마주 보며, 삶이 나에게 묻는 질문에 대답하고, 내 삶의 의미를 찾고 싶습니다. 궁극적으로는 나는 나에게서 자유롭고 싶습니다.


가끔 노력하는 삶에 지치고, 도대체 삶의 의미가 무엇인지 혼란스러울 때면 저는 역사책을 읽습니다. 이번에 「역사에 불꽃처럼 맞선 자들」을 읽었습니다. 이 책에서 나오는 25명의 인물들의 기록된 삶을 읽으면서, 그 기록된 삶 속에서 삶의 의미를 발견해 봅니다.



삶의 의미란 무엇인가?

빅터 프랭클은 말합니다. 인간은 스스로의 이상과 가치를 위해 살 수 있는 존재이며, 심지어 그것을 위해 죽을 수도 있는 존재라고 말입니다. 이 책에서 나오는 25명의 인물들은 자신이 찾은 신념 또는 삶의 의미를 위해 기꺼이 목숨까지 바칩니다.


저는 25명의 인물 중 특히 한국 바이러스 연구의 개척자, ‘이호왕 박사’에 대해 살펴보고자 합니다.




『돌이켜 보면 바이러스의 유행은 역사적으로 종종 발생했던 재난이었다. 20세가 초 발생한 스페인 독감(인플루엔자 A. HINI 바이러스)은 인류사 전체를 통틀어 가장 큰 환난 중의 하나로 기록돼 있다. -중략- 2020년 봄을 돌이켜 보면 이 세상은 코로나 19로 인한 ‘아수라’의 ‘신천지’가 아닐 수 없었다.』

(역사에 불꽃처럼 맞선 자들 212p 강부원)


천연두, 홍역, 독감, 결핵 등 역사를 살펴보면 전염병은 언제나 발병했습니다. 세종대왕 또한 마마(천연두)로 첫째 딸 정소 옹주를 잃었으며, 조선의 많은 왕들은 스트레스와 여러 환경적인 문제로 피부병과 종기로 고생하였습니다.


현재는 의학기술이 발달하여 위의 병들로 목숨을 잃는 것은 흔하지 않지만, 끊임없이 새로운 바이러스는 창궐하고 이로 인해 우리는 고통받고 있습니다. 지금도 우리는 코로나19 바이러스에 자유롭지 못한 시간을 보내고 있으니까요.


저의 본가는 경남의 한 시골 동네입니다. 아이들을 데리고 마지막으로 본가를 다녀온 것이 3년 전입니다. 친정 부모님은 시골 동네에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퍼질까 한사코 내려오지 못하게 막습니다.


그래서 저 혼자 다녀오기를 몇 번, 아이들과는 영상통화만 합니다. 그나마 과학기술이 발달하여 영상으로나마 얼굴을 보고 목소리를 들을 수 있어서 참 다행입니다.




『1950년대 한국전쟁 당시 남과 북의 치열한 대결 전장 에는 상대해야 할 적이 하나 더 있었다. 전선을 따라 산과 강에 주둔하고 있던 군인들 사이에 원인 모를 괴질이 번져 고통을 겪었기 때문이다. 사망자도 속출했다.』

(역사에 불꽃처럼 맞선 자들 213p 강부원)

 

다급한 전화

25살 때쯤이었나 봅니다. 일하던 중 엄마에게 아빠가 고열로 대학병원에 입원했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얼마나 지났을까요? 지금 아빠가 많이 위독하니 내려와야 될 것 같다는 둘째 삼촌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울며불며 막내 이모 차를 타고 외가 식구들과 급하게 내려갔습니다. 5시간이 정말 500시간 같이 느껴지는 그 길을 달려 아빠를 만났는데, 아빠는 얼굴이 통통 붓고 제정신이 아닌 상태에서 퇴원을 할 것이라며 병실에서 난동을 부리고 있었습니다.(나중에 자신의 행동을 기억하지 못하심)


외가 식구들과 우리는 도대체 아빠의 병명이 무엇이며, 치료는 어떻게 되는 것이냐고 의사에게 물었고 의사는 당시 몰려드는 인파(?)에 적잖게 당황했습니다.


그리고 지금 여기 오신 분들이 다냐고, 한 번에 설명할 테니 잘 들으라고 하면서 의료 절차를 설명했지만, ‘폐가 많이 상했다’는 진단 말고는 뚜렷한 병명을 찾지 못했다고 했습니다.



바로 서울대학병원으로

가족과 상의 끝에 아빠를 서울대병원으로 옮기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날 저녁 몇몇 친척들의 도움을 받아 사설 구급차를 타고 서울대병원 응급실로 이동하였고, 입원 하루 만에 아빠의 병명은‘유행성출혈열’로 판명되었고, 일주일 뒤 완치 판정을 받고 퇴원하였습니다.




『이호왕, 그는 세계 최초로 ‘유행성출혈열’의 원인 바이러스를 발견하고 백신 개발에 성공한 인물이다.』

(역사에 불꽃처럼 맞선 자들 213p 강부원)

     

생명의 은인

이분이 저희 아빠 생명의 은인이셨군요. 하하하. 이호왕 박사는 55년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고 미국으로 넘어가 미네소타대학교에서 ‘일본뇌염’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현지에서 수많은 러브콜을 뒤로하고 한국으로 돌아와 서울대 의대 미생물학교실에서 일본뇌염에 이어 유행성출혈열 바이러스 연구에 뛰어듭니다.(역사에 불꽃처럼 맞선 자들 216p 강부원)

     

그리고 세계 세초로 바이러스 진단, 백신 개발, 신약 개발의 성과를 이룹니다. 한국에서 연구자금을 지원받을 수 없어서 미국에서 연구비를 지원받았지만 연구 성과를 한국 국민에게 가정 먼저 환원하고 백신도 국내에 특허권과 상표권을 등록시켰다고 합니다.(역사에 불꽃처럼 맞선 자들 217p 강부원)


‘내 유전자는 실패를 해도 포기하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 유전자인 것 같다.’


실패를 할지언정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이유,

그것은 원인도 알지 못한 채 전염병으로 죽어가는 사람들을 살리기 위해서였다고 합니다. 그리고 한 사람이라도 살릴 수 있어서 보람되었다고 합니다.(역사에 불꽃처럼 맞선 자들 221p 강부원)


원인모를 전염병으로 죽어가는 사람들 중 한 사람이라도 살리길 바랐던 이호왕 박사님, 2022.7.5일 박사님은 영면하셨지만, 우리 아빠를 살렸듯이, ‘유행성출혈열’로 죽어가는 많은 사람들을 살리면서 박사님의 삶의 의미는 계속 살아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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