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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마다 전화하는 사람이 있다. 그의 이름은 유일성.
별명은 나이키. 나의 낡은 나이키 바람막이를 보고 자신이 입고 있던 검은색 나이키를 벗어주었다.
"이거, 자네 입어"
"사장님, 이거를 왜..?"
"나는 딸이 선물해 준 거 많아"
"그래도, 받아도 되는 겁니까?"
"진사장 위해서라도 옷은 좋은 거 입어야 해. 소매가 다 헤져브렸어. 그냥 받아"
"감... 감사합니다."
나이키. 약 20만 원 상당의 고가의 운동 브랜드.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격언을 나는 그 당시 알면서도 나이키 바람이를 받을 수밖에 없었다.
야구선수 유망주 출신의 성공한 사업가. 190cm의 거구와 골리앗 같은 두툼한 주먹 앞에서 나는 그의 구수한 사투리가 담긴 따뜻한 챙김을 뿌리칠 수가 없었다.
그 옷에는 유사장님의 향긋한 채취가 남아있었고, 나는 그 향을 느꼈지만 이미 나의 몸과 하나가 된 이후였다
"아따, 저녁은 먹었는가?'
퇴근 후, 첫 번째 벨소리를 맛있게 먹었는데, 2번째는 그럴 수 없었다.
"사장님, 오늘도 전화하셨네요?"
"그래, 김대위 오늘 영 찝찝해서 잠을 못 자것어"
"비행이 잘 안 되셨죠?"
그는 그날 그 사람 답지 않게 어깨를 축 꺼진 채로 집으로 돌아갔었다.
"아니, 진 사장 느그 대빵이 제대로 안 알려준다"
전라도 사투리. 싫지는 않다. 그의 말투는 은근히 겉으로는 톡톡 쏘지만, 잘 들어보면 친근하고 다정하다.
"아니 연못 저수지에서 고도가 몇 피트이고 속도는 얼마인가?"
"사장님, 그거는 정해진 게 아니라서요."
"그래도 알려줘라. 너도 나랑 똑같은 훈련생이니께 오늘부터 너한테 배우기로 했다. 느그 진사장은 안알려줘부러"
"안 알려주시는 게 아니라, 정해진 게 아니라서 명쾌하게 답을..."
"그냥 대충이라도 알려주소."
그와 한번 전화통화를 하면 기본이 1시간이다. 빨간 나이키 모자와 나이키 후드티를 입고 매일 새벽부터 비행을 하러 오는 시간부자 유사장님.
그는 어쩌면 나보다 더 절실한 사람일 수도 있다.
"김대위. 내 전화받고 전화 오면 나 없다해라이"
"비행 가셨다고 하겠습니다."
"안돼. 교육듣는다고 해야혀. 아내가 알면 난 죽어"
"네, 사장님 잘 다녀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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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hoto prompt
In the flight briefing room, a 50-year-old man in a red Nike hat and a red Nike hoodie, and a 190-cm-tall Korean man with his hair falling below his ears sit and study flying, animation style, cimenati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