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내 나이가 스물아홉이고
그때가 초등학생이었으니까,
20년 정도 된 이야기를 해보려 해.
ㅡ
나한테는 언니가 한 명 있어.
어느 날 언니가 갑자기 강아지 한 마리를 데려왔어.
언니 친구가 키우는 강아지가 새끼를 낳았대.
언니는 그 새끼 강아지를 박스에 넣고 데려온 거야.
엄마는 다시 데려다 놓으라고 소리쳤어.
그런데 나와 언니는 이미 강아지에게 푹 빠져버렸고
엄마의 목소리는 100m 밖으로 사라져 버렸지.
우리가 가장 먼저 한 일은 강아지 이름을 짓는 거였어.
‘흰둥이’, ‘백설기’, ‘백구’ 등 다양한 이름이 나왔지만,
나는 강력하게 ‘아지’를 주장했어.
초등학생 머리에서 나온 이름이니
뭐 얼마나 독창적이었겠어?
난 아지랑 함께 있을 때면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았어.
그런데 아지와 함께 지낸 어느 순간부터 내가 기침을 하더니 멈출 줄 모르더라?
이유를 찾기 위해 병원에 갔는데 나한테 강아지 알레르기가 있대.
그래도 난 괜찮았어.
내가 평생 기침을 해도 너만 내 옆에 있다면.
그래서 엄마한테도 말했지.
“엄마, 나 하나도 안 아파! 그냥 기침만 하는 거야!“
내가 계속 아파하더라도
우리는 함께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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