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이 오면 제일 먼저 전화하고 싶던 친구
자기 말로는 못생겼다지만 절대 그렇지 않은 녀석
우연히 길에서 마주치면
내 이름을 크게 불러주며 마구마구 손 흔드는 내 지지자
끝도없이 말도없이 밤거리를 걸어도 지치지 않는
세상에서 가장 아끼는 사람
내게 용기와 더 넓은 마음과 사랑이 없음을
후회하게 만든 원인
12월 31일 자정이면 새해 복 많이 받으라고
전화해 주는 바다 같은 친구
길 가다 두리번거리게 만든 아이
내가 꾸질꾸질할 때만 불쑥불쑥 나타나는 웬수
생일날 바지 사주겠다며 다리 짧다고 놀리던 악마
얼핏 보기엔 너무나 수수한 단아한 녀석
그러나 그 녀석 눈을 본 적 있니?
엄청 깊고 이지적으로 보여
이 말을 그 녀석한테 했다면
술 사달라고 조를 수 있었을 텐데
나와는 너무나 대조적인
엄청난 이성과 자제력을 가지고 살아가는 위인
나에게 소박한 아름다움을 알려준 스승
별똥별이 떨어질 때 소원을 빌게 만든 별
오늘
그 녀석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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