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하여 슬픔은 어김없이 찾아온다
그러하다. 삶이 진실로 그러하다.
여태껏 몰랐다고 하기엔
켜켜이 쌓인 세월과 먹은 짬밥이 부끄럽고,
알았다고 하기엔
그동안 아무것도 한 일이 없는 것 같아 한심하다.
소소하겐 ‘나의 아저씨’ 같은 드라마를 보며 가졌던
상념 같은 것들이 계기가 될 수도 있겠고,
어쩌면 이미 임계점을 넘어 트리거만 당기면 격발 될
그런 상태일 수도 있겠다.
병은 ‘갖지’ 못해서가 아니라
‘내려놓지’ 못해 생긴다는 것.
매일매일 밀어 넣고 또 게운다.
한 끼 식사를, 한잔의 술을, 내 자만과 허영, 욕망을
이 강박을 담담히 비우고 내려놓는 생을
한순간이라도 살아볼 수 있을까.
슬프다. 아마도 그럴 수 없을 것임을 알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