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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uth Point Sep 05. 2015

지구의 하늘에는 별이 빛나고 있다

김보영 작가의 단편 SF


지구의 하늘에는 별이 빛나고 있다.



책을 읽을 때마다 그 책에서 1-2 문장을 가슴에 묻는다. 시간이 지나면 그 가슴 벅차던 문장은 이내 어디서 왔는지 모른 채 아련한 기억만 남게 된다. 최근에 지속적으로 '지구의 하늘에는 별이 빛나고 있다.'라는 문장이 떠올라 출처를 찾기 시작했다.


1시간이 훌쩍 지난 그 어느 때, 찾아낸 책. 찾아내자마다 다시 그 단편을 읽어버렸다.
김보영 작가의 단편 '지구의 하늘에는 별이 빛나고  있다.'이다.

SF를 좋아해서 관련 책들을 탐독하곤 하는데 우리들이 가지고 있는 관념과 가치관이 무너질 때 책을 읽는 보람을 느낀다. 이 단편 또한 마찬가지였다. 이 단편은 우리 은하의 중심부에서 2만 8천 년 광년 떨어진 우리 은하 외곽의 한  행성으로부터 받게 되는 '지구의 하늘에는 별이 빛나고 있다' 메시지와 기면증, 2가지의 포인트로 이야기를 진행시킨다.




은하 중심부에 사는 이들은 이 문장을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지구라는 행성에서 별이 빛나고 있구나라고 그냥 넘겼다. 별 의미 없이 여겼던 이 문장을 곱씹으면 곱씹을수록 의아할  수밖에 없었다. 이들 입장에서는 하늘이 빛나지 않고 어떻게 별이 빛나지라는 의문을 품을 수밖에 없었다. 이 소설의 주인공들이 사는 곳은 은하 중앙에 위치하고 있었고 별이 워낙 많이 보였다. 그래서 별 하나하나가 보이는 게 아니라 하늘 자체가 밝았다. 24시간 항상 하늘 전체가 밝았던 것이다. 이들은 별을 따로 인식하지 못한 나머지 광원은 하늘 자체라고 여겼던 시절도 있었다. 그러하기에 저 문장은 너무나 이상한 것이었다. 그래서 그들은 지구와 당신들이 사는 이 행성과 교류를 하였다고 결론을 내리게 된다. 그리고 그 결론은 기면증이라는 질병과 엮이면서 지구라는 별의 후손이 자신들이라는 것을 암시한다.


그들은 이 문장을 통해 별이 아니라 어둠을 표현한 것이다. 나는 이것이 일종의 답신이라는 가설이 옳다고 생각한다. 아득한 옛날에 우리 사이에는 교류가 있었던 것이다. 그들은 우리의 하늘이 어둡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 세상에 보내는 메시지...(이하 중략)

김보영 작가의 '지구의 하늘에는 별이 빛나고 있다'




우리 말고 다른 존재가 있을 것이라는 믿음은 우리에게 다양한 상상을 안겨준다. 수만 년, 수십만 년이 흘러 우리의 전파가 다른 곳에서 감지된다면 그 감지된 전파를 이해할 능력의 수학과 과학인지능력을 가진 생명체가 존재한다라는 상상도 하게 된다.


2015년 7월 14일 뉴호라이즌 호가 명왕성을 지나갈 때 우리는 우주와의 소통이라는 하나의 꽃씨를 던졌다. 뉴호라이즌 호가 상상할 수 없는 시간이 흘러 다른 생명체에게 발견된다면 그 꽃씨는 활짝 필지도 모른다. 이런 문명을 건설했던 존재가 있었다고 기억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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