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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uth Point Jan 11. 2016

<당신을 기다리고 있어> 청혼하는 새로운 방법

김보영 작가는 <당신을 기다리고 있어> 로 새로운 청혼 방식을 보여줬다


이런  청혼해본 적 있나요?


결혼생활을 하고 있는 남자라면 청혼에 대해 몇 시간은  이야기할 수 있다. 청혼에 대한 에피소드는 남자들 군대 갔다 온 이야기처럼 수많은 이야깃거리를 만들어 내니까 말이다. 이 글을 읽는 수많은 품절남들 역시 본인의 청혼 에피소드가 떠오를 것이다. 아, 물론 이 글을 읽는 청혼을 받아본 적이 있는 여성분들 역시 청혼의 아련한 추억에 잠시 잠기게 될  수밖에 없다.


갓 대학생이 된 20살 시절의 나는 청혼에 대한 많은 고민을 하곤 했다. 다가오지 않았지만 아직 다가오려면 수많은 날들이 남았음에도 말이다. 물론, 청혼 대상도 정해지지 않았지만 골똘히 고민했었다. 대학교 다닐 때 별 보는 동아리에서 활동하고 있었기에 유성우를 보며 청혼을 해볼까라는, 현실에서 사용했다가는 퇴짜 맞을 상상도 많이 했다. 실제적으로 유성우를 보기 위해선 추운 철원이나 광원이 없는 산으로 가야 했기 때문에 절대 추천하진 않는다. 차가운 새벽, 매서운 바람은 불고 먹거리는 제대로 준비되지 않는 곳이다. 유성우는 가끔씩 하늘에서 떨어지지만 상상만큼 멋진 광경은 당연히 아니다. 이런 춥고 불편하고 멋지지 않은 장소에서 청혼을 했다가는 바로 헤어지기 십상이다.



그런 수많은 상상 중에서 책을 출간해 청혼을 해보면 어떨까라고 심각하게 고민했던 적이 있다. 지금이야 책을 3권이나 출간해보았기에 도전해봄직하지만 그 당시로서는 그냥 상상 속으로만 지나갔던 일이다. 그러다가 배명훈의 <청혼>이라는 책을 먼저 만났고  그다음 김보영의 <당신을 기다리고 있어>를 만나게 된다.



"출간에 대한 욕심 없이 단 두 사람만 볼 소설이라는 생각으로 썼습니다. 가벼운 마음인 동시에 다른 종류의 긴장감을 갖고 임했습니다. 단 두 사람만 만족하면 되지만 두 사람은 완전히 만족해야 했으니까요."
<당신을 기다리고 있어> 김보영 작가의 작가의 말 중 일부


배명훈 작가의 <청혼>을 읽었을 때는 아리따운 낭만 편지라는 느낌만 있었다. <청혼>이 프러포즈 책으로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하지만 김보영 작가의 이 책을 읽고 나서는 너무나 멋진 프러포즈 책이 될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두 사람을 위해 <당신을 기다리고 있어>를 써 준 김보영 작가, 세상에 하나뿐인 프러포즈 책을 요청한 남자, 이런 책을 받고 프러포즈를 흔쾌히 승낙한 여자 모두 너무 멋을 아는 사람들이었다.




기다림의 어긋남!! 기다리는 사람과 그 기다림을 신뢰하는 사람 간의 애틋함


책의 시작은 광속 여행이 보편화된 어느 미래, 두 연인이 결혼을 하기 전 편지를  주고받으며 시작된다. 알파 센터우리에서 지구로 올 여자를 기다리는 남자, 이들 사이에 시간에 대한 어긋남이 발생한다. 시간의 어긋남은 곧 공간의 어긋남이라는 책의 언급은 가슴을 쥐어짠다. 100페이지가 채 안 되는 책이다. 더군다나 책 크기가 한 손에 들어가는 아주 앙증맞은 하얀색 책이다. 1시간이면 읽을 수 있으니 결혼을 앞둔 연인들은 커피숖에 앉아서 함께 읽어보면 좋을  듯하다.





마지막 부분에서 눈물이 핑글 돌았다. 기다림에 대한 신뢰와 이러한 믿음에 대한 아련함이 함께 몰려왔기 때문이다. <당신을 기다리고 있어>는 SF 청혼 소설이라고 감히 부르고 싶다. SF의 시간에 대한 개념을 가져와서 어긋남을 지속시키지만 난 너를 하염없이 기다릴 것이다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청혼으로 전하는 메시지로 정말 좋다. 이런 내용의 책으로 청혼을 준비한 남자도, 이 남자로부터 '무례할 수도 있는' 요구를 받고 글을 써 준 김보영 작가도 SF에 대한 신뢰가 있었을 것이다. 물론 이 청혼을 받아준 여자도 마찬가지다.


책 제일 끝에 있는 김보영 작가의 마지막 글로  마무리한다.


한 사람을 사랑하는 것은 우주를 사랑하는 것이며
한 사람을 위한 일은 우주를 위한 일이고
한 사람을 위한 선물은 우주를 위한 선물이 아닌가 합니다.

그러니 이 책이 당신께도 좋은 선물이 되리라 믿으며.
- 김보영





김보영 <당신을 기다리고 있어>와 함께 읽을만한 책은 배명훈 <청혼>이다. 김보영의 책이 연인들간의 기다림에 관한 소설이라면 배명훈의 책은 우주에 대한 세레나데가 아닐런지...

https://brunch.co.kr/@jamding/102



김보영의 다른 작품들을 만나보자.


종의 기원

https://brunch.co.kr/@jamding/97


우수한 유전자
https://brunch.co.kr/@jamding/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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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하늘에는 별이 빛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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