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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uth Point Jan 12. 2016

<맛집 폭격> 우리 사회를 바라보는 바로미터

이것이 배명훈 작가가 바라보는 국가다




왜 미사일이 맛집을  폭격했을까? 궁금하지 않나?


어느 사회에서 일어 남직한 일들을 그럴듯하게 묘사했다. <맛집 폭격>을 덮고 한동안 멍하니 바닥만 보았다. 배명훈식 글쓰기는 항상 일어 남직한 이야기라서 읽고 나서도 그 감정을 주체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책을 덮고 나면 멍하니 눈에 보이는 먼지들에 집착하곤 한다. 현실로 다시 나를 돌아오게 하려고 말이다.




일본 TV 드라마 중에 기묘한 이야기가 2000년대 초반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다양한 상상으로 풀어낸 그 기묘한 이야기는 보는 이의 뇌를 마구 자극하곤 했다.  이 책 <맛집 폭격> 역시 마찬가지다. 미사일 폭격은 어느새 일상이 되어 버리고 그녀와 즐겨 찾던 맛집이 미사일에 의해 정밀 타격되는 이야기다. 그 미사일들은 대한민국과 바다 건너의 어느 국가 간  주고받는다. 서로의 나라를 향해 미사일을 쏘고 이에 대해 지속적인 분석을 한다. 한국에서는 이를 관리하기 위해 에스컬레이션라는 위원회를 만들고 배명훈의 그 '민소'는 주인공으로 다시 등장하게 된다. 주인공이 반복되는 배명훈의 글들은 같은 인물이 다양한 곳에 등장한다고 봐도 될 만큼 주인공들이 보여주는 내면의 모습들이 비슷하다.






그냥 전쟁을 안고 살았다. 전시와 평시는 생각만큼 명확하게 구별되지 않았다. 일부러 찾아오는 외국인은 별로 없었지만, 일부러 떠나는 사람도 많지 않았다.


양쪽 국가의 에스컬레이션 위원회는 전쟁이 확전 되지 않는 선에서 서로 지속적으로 미사일 공격을 한다. 그 절대적인 균형점을 찾는 것이다. 아슬아슬하고 미묘한 그 균형점이 맞춰줘야 전쟁은 일상이 될 수 있다. 모두에게 죽음의 공포를 불러일으키는 현실이 아닌 조금의 위협, 가령 초미세먼지나 황사 먼지처럼 경보로 그치게 만들어 사람들이 일상을 영위하게 한다. 에스컬레이션의 역할이 딱 거기에 있다. 피해 상황을 체크하고 이에 걸맞은 보복을 준비할 수 있도록 자료를 제공하는 균형추의 역할을 수행한다.




이 책이 사건을 풀어나가는 포인트는 주인공 민소의 사라진 연인 '미나리'로 부터의 맛집 폭격이다. 하지만 배명훈의 글들은 정치공학적이다. <맛집 폭격> 곳곳에 스며든 정부와 군대에 대한 생각은 맛집에 대한 민소의 설명과 어우러지면서 하이 코미디가 된다. 무거운 소재를 승화시키며 비꼬는 모습에서 박수가 절로 나오게 된다.

옛 애인이 나를 미사일로 폭격할 수도 있다는 상상력으로 만들어낸 유쾌한 <맛집 폭격>은 마냥 웃을 수만 없는 다양한 관점을 제시한다. 이 책을 정독하며 배명훈의 시각 속으로 들어가보자.





배명훈이라는 작가를 알고 싶다면 <타워>부터 시작해보자. 그다음은 <신의 궤도> <청혼> <맛집 폭격> 순이 좋겠다. 그러고 나서 <총통 각하> <가마 틀 스타일>이 괜찮아 보인다. 마지막으로 <은닉>으로 마무리 하면 배명훈 작가를 알게 될 것이다. 절대 <은닉>는 부터 시작하지는 말자. 그럼 배명훈 작가의 멋진 작품들을 접하지 않을지도 모르니까 말이다.

P.S. 이 책을 읽으며 너무나 탕수육이 먹고 싶어 졌다. 바삭하게 튀겨진 찹쌀 탕수육 말이다.




배명훈의 다른 책 후기


타워

https://brunch.co.kr/@jamding/74

청혼

https://brunch.co.kr/@jamding/102

첫숨

https://brunch.co.kr/@jamding/117

신의 궤도

https://brunch.co.kr/@jamding/71

총통각하

https://brunch.co.kr/@jamding/113

맛집 폭격

https://brunch.co.kr/@jamding/99

가마틀 스타일

https://brunch.co.kr/@jamding/116

은닉

https://brunch.co.kr/@jamding/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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