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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쨌든, 일상

8. 겨울, 겨울, 이 겨울은...

by James 아저씨

1.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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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랍에 발행되지 못한 글들이 쌓여 간다.

어지런 마음들을 정제되지 못한 상태로 쓰다 보니 다시 읽어 보면 나 스스로 검열을 하는 장치에 의해

'발행불가'가 되어 묻히고 만다.

주로 작금의 우리나라 상황에 대한 글들이다.

울분에 차서 마구 쓴... 결국 다시 읽어 보고는 서랍에 넣고 만다.

또는 내 일상의 자질 구레한 이야기들인데... 쓰고 나면 이 난세의 시류에 이따위 낯간지러운 일상의 글들이

무슨~ 이라며 또 서랍 속에 묻히고 만다.

어쩌면 이 모든 건 다 핑계고 스스로 글에 대한 자신감도 떨어지고 온전히 글쓰기에 집중하지 못한

나를 스스로 서랍 속에 가두는 것 같다.


2. 자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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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휴 때 자두를 데리고 제법 긴 시간 차를 타고 나갔더니 자꾸만 끙끙대고 보채는 게 멀미를 하는 건지 힘들어하는 기색을 보인다. 웃기는 건 운전 중 다른 차가 칼치기로 내 앞으로 끼어들어 내가 놀라서 혼자 큰소리로 욕을 했더니 자두도 덩달아 큰 소리로 끙끙대며 불안해하는 것이다.

그렇게 조금 가다 보니 마침 국도변에 너른 캠핑장 같은 공원이 있어 자두를 내려주었더니 여기저기 냄새 맡고 다니느라 신이 났다. 그렇게 1시간가량을 노즈워크 하며 보내고 다시 기운을 차린 자두...

젊잖은 자두는 공원에서 만나는 다른 개들을 봐도 먼저 짖거나 관심을 보이지 않는데 상대방 개가 짖으며

달려 들면 같이 으르렁 대지만 상대방 개도 매너 좋고 관심을 보이지 않으면 자두도 그냥 지나친다.

그러다 만난 어떤 다른 댕댕이와 마주쳤는데 그 개는 난리가 나는 반응을 보이는데 비해 자두가 심드렁한 반응을 보이자... 보호자인 그분~ "야~ 네 잘생김으론 어림도 없나 보다"하며 자기네 개에게 "야! 너 차였어~" 하는 것이다 해서 나는 "이구... 이 애가 늙어서... 할머니라 그런가 봐요..."라 해주고 서로 웃었다.


3. 눈, 눈 치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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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연휴엔 눈이 많이 왔다. 아침에 일어나니 눈이 쌓여 있는데 아직도 눈발은 날리고 있고... 눈발이 조금 잦아들어 집 앞 눈을 치우니 이장님이 트랙터를 몰고 와 동네 입구길에 눈을 치우고 계신다. 우리 동네는 구불구불한 길에 언덕길도 많고 하니 눈을 치우지 않으면 통행자체가 불가능해져 눈이 오면 그때그때 빨리 치워야 하는데... 이때 이장님의 활약이 아주 크다. 집 앞이야 각자 치운다 해도 길은 이장님이 오셔서 치우시는데...

이번에 눈은 치우고 나면 또 쌓이고... 몇 번을 그러했다. 마치 눈과 싸움하듯 그러했다. 하루 세 번을 치워야 했다. 문제는 길이 얼까 봐 어떤 길엔 염화칼슘을 뿌려 놓은 곳이 많은데... 낮에 해가 나니 염화칼슘이 녹아 그 물이 지나는 차에 튀기고... 이 염화칼슘이 도로파손의 주범이라고도 하고 또 환경에도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데... 아침에 보니 내 차의 옆구리와 앞에도 염화칼슘 물이 튀었는지 하얀 자국이 많이 묻어 있다.

사람 편하자고 쓰는 것들이 결국 사람들에게 해가 되어 돌아온다니... 어째야 할지...


4. 자리 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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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겨울의 한복판을 지난 것 같다. 그만큼 봄이 가까워진 것이다.

다음 주가 입춘이라는데... 하지만 다음 주에 더 추워진다고...

그래도 봄은 온다. 어쨌든 온다.

우리네 마음에도 봄은 올 것이고... 어지러운 것들도 다 자릴 잡을 것이다.

그래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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