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오고 있어요’라고 하면 언제 온다는 것일까?

몇 분 뒤에 온다고 생각하시나요?

by 김지혜

오래전 싱가포르 엔지니어링 업체에 일하면서 해외에 3년간 근무했었다.

당시 말레이시아, 중국 지사에 근무하며 혼자 지냈지만 사실 밥을 직접 해먹은 적이 거의 없다.

동네 음식점이 저렴하기도 똥 손인 내가 만든 것보다 훨씬 맛있었다.

중국에서 퇴근하고 저녁에 집에 가는 길에 동네 식당 들러 밥과 볶음요리 하나 정도를 포장해서 집으로 가져가서 먹고는 했다.

당시 안재욱이 나오는 중국 드라마를 보며 혼밥을 누렸다.

구정 명절 연휴가 끝나고 식당들이 다시 문을 열기 시작했다.

그날도 퇴근길 저녁거리를 사기 위해 동네 식당을 찾았다.

직원은 어디 간지 없고 사장님이 직접 음식을 서빙하고 계신다.

“직원은 고향에서 아직 안 왔나 봐요?
“아 네, 지금 오고 있어요”


직원은 명절에 고향을 방문하고 오고 있는 중이라고 했다.

다음날 저녁에도 일을 마치고 밥과 반찬을 사러 식당에 갔다.

여전히 사장님이 홀에서 일을 하고 있었다.


“직원은 아직 안 왔나 봐요?”

사장님의 대답은 어제와 똑같다.

“ 지금 오고 있어요”


어제도 오고 있다고 했는데 오늘도 오고 있다고? 이게 무슨 소리인가?

중국인이 말하는 ‘지금 오고 있어요’라고 하면 얼마나 걸린다는 뜻일까?

일일생활권에 살아온 한국인은 다른 지역을 방문하고 온다는 것은 그날 당일 날 도착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중국과 같은 넓은 영토의 국가에서는 오고 있다는 말은 당일 날 도착을 의미하지 않았다.

고향이 어딘가에 따라 며칠이 걸릴 수도 있다.


난 중국에서 기차를 타고 30시간 넘게 걸려 계림을 여행한 적이 있다.

기차를 타고 하루가 훨씬 넘어야 목적지에 도착하는 특별한 경험이었다.


중국에서 가장 흔히 겪는 시각적 개념 차이의 사례는 바로 ‘마상(马上)’이다.

‘마상(马上)’은 곧, 금방, soon과 같은 의미이다. 빠른 시간을 의미한다.


중국에 근무할 당시 구매부에 가서 언제 자재가 도착하냐고 물으면 항상

“마샹 따오(马上到)”, “곧 도착해요”라고 말했다.

아 그럼 오늘이나 내일 정도에 온다고 생각했다.


중국에서 설비 영업을 했던 난 곧 도착할 자재를 기반으로 설비 납품 일정을 고객에게 알려주곤 했었다.

그러고 나면 고객이 기대하는 납기에 맞추질 못해 반드시 욕을 먹었다.


내가 생각한 ‘마상(马上, 곧, soon)’의 시간적 의미는 중국인이 말하는 시간 의미와 차이가 컸다.

비즈니스 상에서 이러한 시간적 개념의 차이는 오해와 갈등을 가져온다.

각 국가별 시간 개념은 왜 이렇게 차이가 있는가?

‘곧’이라는 개념은 어떤 나라에서는 몇 시간 내로 인식되고 어떤 국가에서는 며칠의 의미일 수 있다.

개발 도상국이나 넓은 영토를 가진 국가에서의 곧(soon)의 개념은 우리가 예상치 못한 사건들에 대한 가정을 항상 포함한다.

한국의 서울에서 부산까지 기차가 사고가 나지 않는 이상 연착해도 30분을 넘기기 힘들다.

곧 도착한다라는 개념은 하루를 넘기진 않는다.

중국의 기차를 상상해보자. 한 역에서 1분만 늦어져도 하루가 늦어질 수 있다.

이러한 시간에 대한 개념 차이에서 오는 오해를 줄이고 좁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일정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최대한 공유하는 것이다.


중국에서 온 메일에 “곧 (soon) 공급하겠다”라고 한다면 그 의미에 대해서 질문하고 확인해야 한다.

대략의 예상 일정을 확인하거나 아니면 우리가 생각한 “곧 (soon)”에 대한 일정이 서로 동일한지 확인해야 한다.

내가 필요한 날짜와 언제 연락을 받을 수 있는지 등에 대한 일정을 구체적으로 공유해야 서로 간의 오해를 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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