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떠받치고 있구나.
벚나무 꽃대
늘 눈길의 사이에 있다. 사람의 눈은 늘 그를 빗나간다. 그 위에 하늘하늘 붉게 핀 눈같은 꽃잎 쏟아질 때도, 그걸 본 눈이 꽃처럼 웃음으로 필 때도. 꽃눈 그칠 때까지 가지에 남아 꽃잎을 끝까지 받치고 있어도. 피는 꽃잎이 무겁지는 않을 것이다. 지는 일이 무섭지도 않을 것이다. 다만 그가 먼저 바닥에 떨어질 수 없어서, 사람의 눈은 끝까지 그를 빗나간다. 푸르게 나뭇잎이 반짝거려서, 땅바닥에 꽃잎이 흘러 쌓여서, 뒤에 땅바닥 구르는 그가 누구에게도 딱히 볼품 없어서. 피워내고, 비워내고, 지는 일이 그의 일 전부여서, 봄바람에 어디론가 쓸려간다. 어디로 가는지 알 수 없다. 다만 다시 봄이 와 모습 드러낼 때도, 누군가의 눈길 사이에 자리잡고 있을 것이다. 또 스스로 피기보단 피워낼 것이다. 그가 없으면, 봄에 꽃눈도 없다. 그 자리에서 자리를 지키고 있는 소중한 이여. 벚나무 꽃대여. 봄을 떠받치고 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