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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경영로스팅 Jan 29. 2024

팀장의 첫걸음

어린 시절의 나를 먼저 대면해야 합니다.

더 나은 리더가 되고 싶다면 피드백을 구하고 자기 성찰의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간단치 않고, 쉽게 실천하지 못하는 이유도 다양합니다. 이 과정에서 쉽게 간과되고 있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모든 사람은 어린 시절 가정환경에서 형성된 태도와 행동이 무의식 속에 발현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어린 시절의 가족 관계는 권위와 권력, 지배감, 정체성 등 많은 영역에서 현재의 행동을 결정하고 있습니다.


어린 시절 가족관계는 무의식을 통해 현재를 지배하고 있습니다. 무의식이라고 하면 예전에는 심리 치료의 영역처럼 여겨졌으나, 초보 팀장이 되면 스스로의 변화를 끌어내기 위해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할 영역입니다.


지금 나의 행동은 어린 시절 형성된 두려움 때문이라고 생각하면 정답에 가까워집니다. 어린 시절 가족관계를 다음의 다섯 가지 영역에서 자문해봐야 합니다.

1) 가치관과 믿음

2) 역할

3) 비밀을 대하는 태도

4) 원칙의 여부

5) 부모의 기대치와 강요 정도


먼저, 가치관과 믿음입니다. 어느 가족이나 말로 설명하지 않더라도 서로 공유하는 가치관과 믿음 체계가 분명히 존재합니다. 예를 들어, 아들이 딸보다 우선시 되는가? 아버지의 권위가 절대적인가? 개인이 잘하는 것보다 공부와 성공이 중요시되는가? 가업을 잇기 위한 특정 직업이 중요한가? 과 같은 질문들입니다. 그래서 한번 자문해봐야 합니다. 어린 시절 나도 모르게 당연하게 여기는 우리 가족의 가치관과 믿음이 무엇인지? 그리고 성인이 된 지금, 그 가치관과 믿음이 보편타당하게 다른 팀원들에게도 적용될 수 있을지 물어봐야 합니다.


두 번째는 가족 구성원으로서 자신이 가진 역할입니다. 가족 구성원이라면 누구나 자신의 역할이 있습니다. 나는 장남/장녀인가? 부모형제 사이에서 내가 맡았던 역할은 무엇인가? 어린 동생들을 돌보는 맏이였는가? 아니면 귀여움과 응석을 부려도 용서되는 막내였는가? 또는 맏이와 막내가 싸우면 이를 중재해 주는 역할이었는가? 내가 맡은 역할에 대해 부모님은 어떻게 반응했고, 다른 형제자매 사이에서 어떻게 받아들여졌는가? 이를 확인해야 하는 이유는 초보 팀장이 되었을 때 어렸을 때의 자신의 역할이 그대로 투영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세 번째, 비밀을 대하는 태도입니다. 대부분의 가족에는 그들만의 비밀이 있기 마련입니다. 가족 비밀을 어떻게 대하는지는 구성원과 어떻게 소통하고 행동하는지에 영향을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자식의 일탈을 쉬쉬하는 부모의 행동을 보고 자란 초보 팀장은 직장 내에서 비밀을 다룰 때 무의식적으로 쉬쉬 하려고 하는 경향이 강해집니다. 하지만, 문제를 일으키는 동료를 대할 때 비밀을 유지했던 과거 습관은 오히려 동료에게 피드백을 줄 기회를 놓치고, 직원을 해고해야 할 시점을 놓칠 수도 있습니다. 투명성과 드러내놓고 토론하는 것이 중요해진 요즘 시대에 비밀을 대하는 나의 태도가 그렇지 못하다면 자신을 되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네 번째, 초보 팀장으로서 원칙을 대하는 태도 역시 매우 중요합니다. 하지만 어렸을 적 원칙을 애매모호하게 대하는 가정에서 자랐다면 리더가 되어서도 원칙적이지 못한 행동을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따라서 다음의 질문들을 스스로에게 해봐야 합니다. 어린 시절 내 가족은 규칙, 역할, 결정권자가 분명한 구조였는지, 아니면 느슨하고 유연한 나머지 혼란스러웠는지? 가족 내에 규칙이 명확하고 지키지 않을 경우 부모님이 엄하게 다스렸는지? 아니면 좋은 게 좋은 거지 하고 넘어갔는지?를 한번 되새겨봐야 합니다. 요는 원칙이 분명하고 해당 원칙이 어겨졌을 때는 원칙에 기반하여 처리하는 것이 리더로서 요구되는 자세이나, 어린 시절 그렇지 못한 가정환경에서 자란 경우 초보 팀장들은 좌충우돌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마지막으로 부모의 기대치가 어땠는지? 그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할 경우 부모가 어떻게 나를 대했는지가 중요합니다. 보통의 경우, 성적과 진로에 대해 부모의 기대치가 높고 이를 충족하지 못했을 경우 열등감에 휩싸이게 됩니다. 반대로 부모의 기대치를 충족시키면서 승승장구했을 경우에도 팀원을 대할 때 높은 기대치를 주고 못하면 채찍과 실망을 섞어 대하는 경우도 많아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한 번쯤 자문해봐야 합니다. 스스로 나는 부모의 기대에 부응하며 살아왔는지? 아직도 부모의 기대치를 충족시키려 의식적으로 무의식적으로 노력하고 있는지? 어린 시절의 그 모습을 팀원들에게 혹시나 그대로 투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어린 시절 가족 관계는 삶의 일부입니다. 내 어린 시절을 형성했던 가족 관계 속에서 패턴을 파악할 수 있다면, 팀장이 되었을 때 자기만의 역량 개발 계획을 세울 수 있습니다. 다음의 단계를 추천합니다.

1) 내 무의식을 지배하는 어린 시절의 나를 떠올려봐라: 위에서 언급한 질문들을 곰곰이 고민해 보고 현재 내 행동의 원인을 파악해 본다.

2) 변화의 목표를 정하라: 단, 부정적 목표가 아닌 긍정적 목표를 설정하자.

3) 목표를 적절하게 정의하라: 새로운 목표를 세웠다면 과거 행동의 촉매가 되었던 일로부터 스스로를 멀리할 수 있도록 의식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4) 새로운 버전의 자기 자신을 개발하라: 언제 부정적 기억에 휩싸이는가? 부정적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예측 가능한 전조는 무엇인가? 그것을 어떻게 중지할 것인가?


리더의 역할은 조직과 자기 자신을 위해 창조하고자 하는 미래를 상상하는 것입니다. 앞으로 10년 후 나는 어떤 리더이자 동료가 되고 싶은지 끊임없이 물어봐야 합니다. 스스로 되고자 하는 미래의 내가 편하게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찾거나 만들 수 있는지? 과거 가족의 기억 중 어떤 것을 받아들이고 어떤 것을 버려야 하는지를 냉정하게 자문해봐야 합니다. 그것이 초보 팀장의 첫 번째 길입니다.



<Deborah Ancona and Dennis N.T. Perkins, “Family Ghosts in the Executive Suite”, Harvard Business Review (January–February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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