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넘어가게 한번 웃어 보기

by 이재현

거울을 봅니다. 거울 속의 내 모습이 맘에 들지 않습니다.

어제 모임에서 찍었던 사진들이 카톡방에 올라왔습니다.

사진 속의 내 모습이 즐거워 보이지 않았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웃고 있는데 나는 심각한 얼굴입니다.


우리는 일주일에 한번 합창연습을 합니다.

고등학교 동기생들로 이루어진 합창단입니다.

그들은 모두 60대 중반의 남성들입니다.

오늘도 지휘자는 우리에게 간곡하게 말합니다.

표정이 밝아야 좋은 소리가 나니 제발 얼굴에 미소를 띠라고

같은 말을 4년 동안 듣고 있습니다.


아내가 안방에서 TV를 보고 있습니다.

혼자서 깔깔대며 난리도 아닙니다.

어떻게 저 나이에 저렇게 웃을 수가 있는지.

예전엔 철딱서니 없다고 흉을 보았는데

지금은 그런 아내가 부럽습니다.


어렸을 때의 내 웃음소리는 좀 특이했었나 봅니다.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곤 했습니다.

숨이 넘어갈 듯이 웃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렇게 웃는 내 모습을 다시 볼 수가 있을까

그 웃음소리가 그립습니다.


배를 잡고 숨 넘어가게 한번 웃어 보고 싶습니다.

사진 속에서 웃고 있는 내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거울 속의 비친 내 모습이 맘에 들었으면 합니다.

내가 세상을 너무 심각하게 대하는가 봅니다.

좀 더 세상과 편하게 지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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