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대회와 등산을 다녀오면서
지지난 주에 한 번, 지난 주에 한 번. 11월에만 총 두 번의 걷기대회에 갔다 왔다. 지지난 주 처음으로 걷기대회에 나간 뒤로 걷기대회에 푹 빠져서, 걷기대회 또 하는 데가 없나 눈에 불을 켜고 찾아보는 중이다. 그 정도로 나에겐 걷기대회가 큰 재미이고 즐거움이다. 왜 진작 참가하지 않았을까 후회가 될 정도로 재미있다. 걷기 대회에 가서 딴 두 개의 메달은 지금도 소중하게 보관 중이다.
아직 체력이 부족해서 마라톤은 나간 적이 없지만, 열심히 운동을 해서 체력이 는다면 마라톤에도 한 번 나가보고 싶다. 그래도 풀코스는 어려울 것 같고, 3km나 5km에 도전해보고 싶다. 되겠지? 어떤 마라톤 대회든 가장 짧은 거리의 코스를 완주하는 것이 목표이다. 그때까지 운동도 미루지 않고 꾸준히 해야겠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오늘도 등산을 다녀왔다. 날씨는 추워서 귀와 코가 빨개지고 콧물도 났지만 정상에 오르고 나니 무척 뿌듯했다. 추운 날씨에도 등산하는 사람들은 많더라. 올라갈 때는 그렇게 힘들었는데 정상에 오르니 힘들었던 게 싹 잊혀졌다. 이래서 등산을 가나 보다. 정상에 가면 힘들었던 게 싹 잊혀지고 즐겁기만 하다. 너무 힘들다, 다신 안 와야지, 와도 한참 뒤에 가야지 하다가도 정상을 보면 다음에도 또 가고 싶다, 오길 잘했다는 생각만 든다. 등산의 매력이란 정말 크다. 한 번 등산을 가면 계속 가게 된다.
내가 간 산은 계단이 많은 산이었다. 몇 주 전에 이 산을 간 적이 있는데 그때는 되게 힘들었었다. 그런데 이제는 체력이 늘은 건지 생각보다 엄청 힘들지 않았다. 시간도 더 적게 들었다. 등산을 하면서 중요한 건 정말 꺾이지 않는 마음인 것 같다. 등산할 때는 사실 너무 힘들다. 포기하고 싶고 쉬고 싶고 숨이 턱 끝까지 차올라서 더 이상 가고 싶지 않을 때가 있다. 그런데도 힘듦을 참고 꿋꿋이 올라와 보면 어느새 정상에 거의 다다른다. 천천히라도 포기하지만 않으면 정상에 갈 수 있다. 포기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 등산하는 속도가 빠르고 느리고는 중요하지 않다. 각자의 속도가 있고, 각자 체력은 다 다르니까. 자신의 체력에 맞게 무리하지 않으면서 올라야 한다.
등산은 혼자만의 싸움이다. 다른 사람이 대신 가줄 수 없고 끌어줄 수 없고 도와줄 수 없다. 처음부터 끝까지 나 스스로를 책임지고 지켜야 한다. 그 힘든 과정을 무사히 거치고 정상에 오르면 뿌듯함과 기쁨에 마음이 벅차오른다. 나는 보통 사람들보다 체력이 그렇게 좋은 편은 아니어서, 정상에 올랐을 때 뿌듯함을 두 배로 느낀다.
등산할 때 팁은 될 수 있으면 앉아서 쉬는 것. 그냥 서서 쉬는 것보다 앉아서 쉬는 게 훨씬 편하고 체력이 채워지는 느낌이 든다.
둘째, 걷다가 힘들면 충분히 쉬는 것. 조금 쉬면 어차피 얼마 못 가서 또 쉬게 된다. 한 번 쉴 때 많이 쉬고 출발하자. 괜히 조급한 마음에 조금 쉬었다가 금방 지쳐하지 말고.
셋째, 미끄러지거나 다칠 수 있으니 완전히 등산을 마치기 전까지 조심하며 하산할 것. 등이 있겠다. 나는 사실 등산을 시작한 지 6개월도 되지 않았다. 그래서 장비도 없고, 그냥 물과 기타 소지품 몇 개만 챙겨서 오른다. 등산스틱 없이도, 등산화 없이도 충분히 오를 수 있다. 나에게는 최적의 운동이다. 교통비 빼고는 돈이 들지 않아서 좋다.
나도 운동을 일 년 넘게 했지만 등산하면서 중간중간 몇 번을 쉴 만큼 체력이 좋지 않다. 그래서 처음 등산을 갈 때 걱정이 많았다. 혼자 가는 것도 아니고 여럿이서 가는 등산인데 혹시 내가 민폐를 끼치면 어떡하지, 나만 혼자 동떨어지는 건 아닐지, 힘들어서 중간에 포기하고 싶어지면 어떡하지. 같은 것들. 하지만 등산을 몇 번 가보니 그런 걱정은 괜한 걱정이라는 걸 깨달았다. 내가 힘들면 다른 사람도 똑같이 힘들고, 각자 체력은 다 다르니 누가 힘들어 한다고해서 안 좋게 보는 사람은 하나도 없다. 나는 나만의 속도로 운동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