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리의 제국]
“너는 도대체 어디다 정신을 빼놓고 다니냐?
진짜 답답하다 답답해.
여전히 너는 니 방식대로 세상을 살아가는 루저야.
그 방식을 버려야 성장하고 성공한다고 몇 번 말하냐.”
“아… 죄송합니다.”
이어 팟을 잃어버려서 안타까워할 틈도 없었다.
1시간가량 시간과 정신의 방에 들어간 것처럼 다른 세상 속에 간 듯했다.
그가 무슨 말을 했는지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았다.
그냥 저런 맥락의 말을 반복해서 한 것 같았다.
나는 죄송하다는 말만 반복했다.
그가 말을 하기 시작하면 기본 1시간이었다.
나는 그에게 미안한 생각은 전혀 없었지만,
나 때문에 분위기가 안 좋아져서 아무것도 못하고 있는 팀원에게 미안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는 그렇게 상황을 만들려고 한 것 같다.
가만히 있어도 시간은 흘러간다.
그가 말하는 시간도 흘러가며 끝이 보였다.
“암튼 이제는 좀 정신 차리고 살자.
니 안일함 때문에 다른 사람이 힘들게 하는 일은 없도록 하자.”
“네, 알겠습니다.”
이제야 우리는 숙소를 둘러보고 짐을 풀었다.
숙소는 싱가포르 부촌에 있는 아파트였다.
방 하나의 크기가 크지는 않았지만 4개의 방이 있었다.
“다들 어떠냐?”
“너무 깔끔하고 좋아요. 감사합니다.” X 9
“자 그럼 다들 어서 짐 풀고 수영하러 갈 준비 해라.”
“네, 그렇게 할게요.” X 9
우리는 4개의 방에 나눠 배정받았다.
우리는 남자 8명, 여자 3명이었다.
그는 병특 직원과 2명이서 방을 썼고,
나머지 9명은 3명씩 3개 방에 나눠서 배정을 받았다.
각자 방에서 짐을 풀고 수영복을 갈아입었다.
거실에서 만난 우리는 각자 수건을 하나씩 챙겨서 아파트 수영장으로 내려갔다.
수영장은 꽤 컸다.
직선거리가 대략 20m는 되는 것 같았다.
우리뿐 아니라 아파트에 거주하는 사람들도 몇 명 나와있었다.
그중에서 눈에 띄었던 것은 어린아이들이었다.
수영 강사의 가이드에 따라서 대략 4~5살 정도 되는 아이들이 수영을 하고 있었다.
‘야, 저 녀석들 나보다 수영을 잘하네.
너무 대단한 걸.’
나는 고향이 부산이지만 수영을 정말 못했다.
그래서 물에 들어가는 것을 선호하지 않았지만,
그가 원하면 어쩔 수 없이 모두 들어가야 했다.
“일단 물속에서 배구 좀 하다가 각자 수영하면서 노는 걸로 하자.”
“네, 좋아요.” X 9
정말 좋아서 그렇게 대답하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다들 항상 좋다고, 그렇게 하겠다고 말했다.
21점 3세트 점수제 배구를 했고, 진 팀은 설거지 및 청소 내기를 했다.
다들 정말 열심히 했다.
우리 팀이 풀세트 접전 끝에 겨우 이겼다.
“진 팀 애들이 내일 설거지랑 청소해라.
그리고 수영하러 가자.
여자애들 중에서 수영 못하는 애들은 나 따라와라.
내가 수영 가르쳐 주마.”
갑자기 수영을 가르쳐 준다고 하니 뭔가 이상했지만,
내가 특별히 할 말은 없었다.
잠시 후,
그가 여자 직원들의 수영을 가르치는 모습을 보고 너무 놀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