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싶다
그렇게 깊이를 알 수 없는
감정을 고백하고 나면
가라앉는 마음의 닻은
발목을 움켜쥐고
더 깊이 당긴다
무려 내게 허락한
호흡의 길이는 백야와 같고
입맞춤이 끝날 때까지
숨의 발버둥은 멈추었다 해도
시간은 계산되지 않고
눈으로 각인된 후 온전히 기억되어
숨겨진 깊이만큼
감정의 무게가 측정될테니
잠들지 않는 시간과
숨어 자고 있던 기억을 덜어내고 나면
안타까운 자맥질을 그만하고
발가락 사이를 간질이는
아침 햇살에 데워진 얼음 모래 위에
서 있을 터
너를 만난다면
걸음마다 젖어 스미는
목화솜 같은 포근한 길을 걷다가
발가락 새로 밀려나오는 하얀 고백들이
바람 타고 귓가를 스치는
차갑게 볼을 어루만지고는
눈물 되어 뜨겁게 떨어지는 순간을
무려 갖고 싶다
[사진출처 - Pixab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