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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윤인경 Apr 08. 2024

저물녘에게

당신, 사랑에 대한 강박을 가졌군요


입술에 장미꽂을 물었어도
가시의 키스는 거칠기만 해
입술은 검게 멍들어 가요

머무르려 하지 말아요
풍경이 되려 하지 말아요
그건 혼자가 되는 일
혼자는 공간에서 가장 위험해요
고독은 시간에서 가장 초라해요

초라하게 기억되려 하지 말아요
망가진 시간은 절뚝거리며 멀어지고
뒤따르던 어둠이 별을 빛나게 해요
실긋허니 잡으려 하지 말아요
그리움 한 바람 창가에 걸어 두고
그 사랑은 그 정도면 됐어요

우리도 누군가로부터 저물어 가요
잊혀지는 일도 사랑이니
그냥 눈부신 밤을 즐겨요


당신, 이제 나를 사랑하면 돼요


[사진출처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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