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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윤인경 May 17. 2024

그래서 혼자인

사랑해
라고 또 말할 뻔 했어요
날뛰는 혀를 깨물어 붙잡는 일은 참 어려워요
뜨거운 커피로 나가려는 말을 뒤로 물려요
사우나는 좋아하는데
뜨거운 것이 파고 들면 두려워요

뜨거운 것은 위험해요
데인 상처는 흉터가 남죠
온도를 알 수 없기에 가까이 하지 않아요
눈물이 고여요
흐르지도 않고 맺혀서는 글썽이기만 해요

날 안지 말아요
맺힌 눈물이 터져나와 셔츠를 적실 지 모르니
가까이 오지 말아요
유난스럽죠 호들갑이죠
그래도 지금은 아프지 않아요
그립지도 않아요
하려던 말은 지극히 잊었어요
그래야 했어요 그렇게 했어요

이제 뭘 마셔야 할까요
가슴이 시리네요
해야 할 말을 찾고 있어요
커피가 데워질 때까지
고요하고 있어요


[사진출처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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