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겨울 나를 본다면 외롭게 서 있다해도
아는 척 말아야 한다
봄을 기다리지만 나를 무너뜨릴 뿐
따뜻한 흔적조차 없애야 한다
나는 추억을 안은 겨울아이
녹아내리는 눈물 따위론 나를 지킬 수 없어
얼어버리려 벌거벗은 채
가만히 서 있어야 한다
미련만으로도 한껏 부푼 가슴에
생각없이 손 올린 사람 소스라치 듯 차가움에
놀라 돌아서겠지
잠깐의 봄이 다녀가고
스친 손길의 온기 때문인지
이내 무너져 흐르는 가슴에 여름이 오면
자꾸만 작아지던 나는
내일 아마도
계절처럼 사라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