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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윤인경 Oct 28. 2024

금지구역

노래했다

마흔 몇 개 지난 시간들이 실로폰처럼 나란히 스무 살에 섰고 추억을 밟아갈 때마다 길이가 다른데 같은 소리를 냈다

내 삶은 음치처럼 플랫되고 죽은 시인의 교과서 속 싯구처럼 습관인 듯 기억되었다


어린 시절 뛰어 놀았던 철길 위에서 저기 점처럼 보이는 끄트머리를 향해 걸으면 허밍처럼 윙윙대는 바람도 걸음에 맞췄 

시간은 저기 점 위에 있는데 아무리 다가가도 가까워지지 않는 곳에 다가가길 내외하는 발걸음이 괜한 소리를 내고 있었다


망각해야 했다

철길처럼 뜨겁게 몸부비며 비명이던 기억을 잃었어야 했다

식어버린 온기를 찾아 헤매는 일은 붉게 녹슨 입술을 본 순간 그만 두었어야 했다

아차하는 그 순간 바람에서 차갑고도 쎄한 맛이 났다

너를 잃을 때  입맞춤처럼 눈물이 떨어지고 고개를 들지 못했다


여기 오지 말았어야 했다


온기는 흔적도 없었다

힘겹게 고개를 들었지만 주위에 아무도 없었다 

그 때와 같은 길 위에 서 있을 뿐 바람이 나를 떠밀었다

노래가 멈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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