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했다
마흔 몇 개 지난 시간들이 실로폰처럼 나란히 스무 살에 섰고 추억을 밟아갈 때마다 길이가 다른데 같은 소리를 냈다
내 삶은 음치처럼 플랫되고 죽은 시인의 교과서 속 싯구처럼 습관인 듯 기억되었다
어린 시절 뛰어 놀았던 철길 위에서 저기 점처럼 보이는 끄트머리를 향해 걸으면 허밍처럼 윙윙대는 바람도 걸음에 맞췄다
시간은 저기 점 위에 있는데 아무리 다가가도 가까워지지 않는 곳에 다가가길 내외하는 발걸음이 괜한 소리를 내고 있었다
망각해야 했다
철길처럼 뜨겁게 몸부비며 비명이던 기억을 잃었어야 했다
식어버린 온기를 찾아 헤매는 일은 붉게 녹슨 입술을 본 순간 그만 두었어야 했다
아차하는 그 순간 바람에서 차갑고도 쎄한 맛이 났다
너를 잃을 때 그 입맞춤처럼 눈물이 떨어지고 고개를 들지 못했다
여기 오지 말았어야 했다
온기는 흔적도 없었다
힘겹게 고개를 들었지만 주위에 아무도 없었다
그 때와 같은 길 위에 서 있을 뿐 바람이 나를 떠밀었다
노래가 멈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