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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북도슨트 임리나 Oct 01. 2023

의미 없는 반복을 삭제하라

울리는 문장을 써라 5

 나는 순수함을 반복하고 싶지 않다.
다시 그 순수함을 잃는 즐거움을 원한다.
F. 스콧 피츠제럴드

영화 <버드맨>에서 주인공은 과거에 <버드맨>이란 영화로 전성기를 누렸지만 이젠 한물 간 배우이다.

그는 레이먼드 카버의 단편 소설 <사랑을 말할 때 우리가 이야기하는 것>을 연극으로 만들고 본인도 훌륭한 연기로 브로드웨이에서 공연하려고 한다.  

그러나 명성과 부가 소진된 그는 각종 난관에 부딪힌다. 심지어 배우 중 한 명도 불의의 사고로 빠지게 되어 급히 대역을 구했다. 대역으로 온 그 배우는 걱정과 달리 대본을 완전히 숙지한 채 심지어 조언을 한다.

다름 아닌 레이먼드 카버의 대화를 대사로 옮긴 부분에 대해 바꿀 것을 요구한다.


“나한테 묻는 건 적당치 않아. 난 그 남자를 알지도 못하는걸. 지나가는 말로 이름만 들었을 뿐이야. 난 모르겠어. 자세한 것을 모르니까. 하지만 내 생각에 자네는 사랑이 어떤 절대적인 것이라고 이야기하려는 것 같은데.”


이 문장을 그대로 대사로 말하자, 그 배우는 이렇게 말한다.


"'난 그 남자를 알지도 못하는 걸. 지나가는 말로 이름만 들었을 뿐이야. 난 모르겠어. 자세한 것을 모르니까.'이 네 문장은 모른다는 말을 반복하고 있어. 그냥 한 마디로 줄이자고. '난 그 남자를 몰라.'"


나는 그의 대사가 반가웠다.

물론 대작가인 '레이먼드 카바'의 문장이 잘못되었다는 얘기가 아니다. 사람들은 말을 할 때 반복하는 경우가 아주 많다. 이런 식으로 말이다.  

그러나 글을 쓸 때는 반복의 표현을 줄여야 한다. 반복이 꼭 똑같은 말을 반복하는 말이 아니라 같은 의미의 말을 다르게 반복하는 경우가 많다.


글쓰기 수업에서 수강생이 쓴 문장을 예를 들면 아래와 같다.


"벤의 인생도 활기를 찾게 된다. 함께 일하는 회사의 마사지사 여성과 사랑도 하게 되고, 운동도 하면서 활기찬 인생을 살게 된다."


여기에는  '벤이 활기를 찾는다는 말이 반복되어 있다. 이 문장에서 반복되는 부분을 빼면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벤은 함께 일하는 마사지사와 사랑을 하고 운동도 하면서 활기차게 살아간다.”

앞부분에서 활기를 찾게 된다를 삭제한 후 마지막의 '활기'만 살려보았다.


또 다른 수강생의 문장이다.

"아침이 오는 새벽 시간이 좋다."

이 문장은

"새벽이 좋다."

로 간략히 줄일 수 있다. '새벽'속에 '아침이 오는'의 의미가 이미 들어 있다. 또 새벽이란 단어에 '시간'도 포함되어 있다.


물론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거나 의도를 가지고 반복할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라면 불필요한 반복을 줄이는 것이 읽기 편하다.

반복을 줄인다는 것은 같은 단어의 반복을 줄이는 것만이 아니라 이렇게 같은 의미를 다른 말로 반복하는 것 또한 삭제하는 것도 포함된다.


당장 자신의 글을 읽어보며 '의미 없는 반복'이 있는지 확인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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