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한 사람의 감정
어느 날, 나를 둘러싼 세계가 어두워졌다.
처음 찾아오는 불편한 감정, 그것은 우울이었다.
이 글은 불편한 사람, 불편한 것들에 대해 이제껏 알고 있던 상식을 뒤집는 시간을 만들 것이다. 모두 읽고 나면 기존에 알고 있던 생각이 바뀌어 있게 될 것이다. 그리고 남들이 가지지 못하는 나만의 묵직한 무기를 찾아갈 수 있을 것이다.
불편한 세계를 점점 더 키워갈 것인가? VS 불편한 세계를 불편함으로 극복할 것인가?
살면서 겪었던 불편한 감정을 담아본다.
아무도 겪지 않을 수도 있지만, 누구나 겪을 수 있는 감정과 마음속 격동의 순간으로 들어가 본다.
처음 겪어보는 녀석, 그건 조울이라는 이름이었다.
아무에게도 밝히지 못한 비밀이 있다. 내 안에는 살고 있는 무언가가 있다. 그 녀석은 예상치 못하게 등장하게 한없이 들뜨게 했다가, 또 하염없이 가라앉게 만들었다. 조울이라는 이름의 녀석이다. 유쾌와 우울이라는 빛 과 어둠을 가지고 있었다. 누구나 가질 수 있는 감정이라고 한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질 수 있는 부분이라고도 한다. 그런데 조울은 감정의 기복과는 다른 부분이다. 한번 가라앉으면, 일상을 살아가는 것이 마치 깊은 수면 속에 들어가 세상의 이야기가 들리지 않는 잠수를 하고 있는 느낌이다. 때로는 현실 속 대화를 해도 대화를 하는 것 같지 않은 비현실의 기분을 느낀다. 가장 무서운 것은 눈앞에 펼쳐진 것들의 의미가 느껴지지 않을 때였다.
누구에게도 이야기를 해본 적이 없었다. 누군가에게 이야기를 하면 괜히 이상한 오해를 낳고, 부정적 이미지가 생길까 두려웠을지도 모른다. 더욱이 힘들어도 누군가에게 힘들다고 하지 못하고, 속 안의 깊은 이야기를 누군가에게 털어놓지 못하는 사람이었다. 어떤 감정이 휘몰아치면 내면에서 해소를 하고, 티를 내지 않거나 애써 숨기는 그런 내면의 가면을 쓰고 살아갔다. 깊은 가라앉음이 찾아들면 애써 티를 내지 않고 하루를 보냈다. 되려 나의 캐릭터는 유쾌아였다. 세상에서 가장 유쾌한 아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었다. 유쾌아라는 얼굴 속에 한번씩 찾아오는 감당하기 쉽지 않은 우울의 어둠이 뒤덮였다.
조울이라는 개념도 나중에야 알게 되었다. 밝은 사람으로만 보이는 사회적 얼굴에 어둠을 품고 숨기며 살았다. 그러다 한 책을 보았다. 인간실격이라는 책은 '한 인간의 우울'에 대해 담고 있었다. 여기에 나오는 요조라는 인물이 밝은 외면을 한 채 어둠을 가지고 살아간다. 그 어둠의 묘사과 과정이 나의 이야기와도 같았기에 읽는 내내 불편한 기분이 들었다. 그렇게 한 번씩 엄습해 오는 어둠이라는 우울감을 품고, 숨긴 채 살아갔다. 철저하게 드러내지 않으며.
독을 품으면 어떻게 될까?
처음에는 감추고 밝은 모습으로 살아갔다. 그러다 보면 어느새 다시금 괜찮아지곤 했으니까. 그런 습관을 가지고 있었다. 힘든 사건, 감정이 있을 때 누구에게도 전하지 않고 속으로 삼키는 것. 그리고 마음에 어둠이 졌을 때 기다림의 시간을 갖는 것. 지나고 나서 알게 된 것이, 이 두 가지는 모두 최악의 처방전이었다. 나는 나의 마음을 파괴하고 있었다. 독을 품고, 독을 쏟아내지 않아, 독이 안에서 흘러내리고 있었다. 누군가를 미워하는 감정이 내 안에 우울감으로, 현실 속에서 받아들이지 못하는 결과들이 내 안에 어둠으로 쏟아지고 있었다.
변화를 찾기 시작한다. 살기 위해, 마음을 살리기 위해 선택한 것은 가만히 기다리지 않는 것이었다. 더이상 가만히 있지 않기로 마음 먹고, 변화를 찾기 시작한다. 누군가의 추천으로 수영이라는 것을 시작한다. 수영은 신기한 운동이었다. 물속에 들어가 숨을 참고 팔과 다리를 저으며 고통의 순간을 버티며 나아간다. 즐겁기보단 매 순간이 불편한 호흡이다. 더 잘 하기 위해서는 더 불편한 호흡을 감당해야 한다. 그러나 그렇게 불편한 시간이 지나고 나면 삶의 생생함이 솟아오른다. 온몸에 힘을 빠지게 하고, 공복을 극대화시킨다. 온몸이 먹을 것을 탐하고, 수면을 부른다. 갑자기 삶에 대한 의욕이 솟구친다. 그렇게 수영이라는 일상을 이어간다.
시간이 지나면서 수영은 루틴이 되었고, 수영을 거듭할수록 불편한 호흡은 익숙해져 갔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수영은 나의 루틴 안에 와 있었고, 점점 그 사이 불편했던 감정의 순간들이 조금씩 줄어들어갔다. 수영이 어둠을 조금씩 몰아내고 있었다. 수영이 답이었는지, 신체적인 어떤 변화가 답이었는지 모르겠지만 수영을 가는 순간은 삶의 동력을 찾는 기분이었다. 술을 먹은 다음 날에도, 늦게 잠든 다음 날에도 꼬박꼬박 수영을 찾았다. 나는 수영을 무기로 마음에 찾아드는 어둠이라는 것을 점점 몰아내고 있었다. 그리고 어느 순간 찾아오지 않게 되었다.
시간이 지나 알게 되었다.
우울감은 감정의 병이란 것을. 그런데 감정의 병을 낫길 가만히 기다려서는 안 된다. 감정의 병은 신체의 병과도 같다. 사람들은 허리가 아프면 가만히 낫길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병원에 가서 낫기를 모색을 한다. 하물며 가장 중요한 감정은 왜 가만히 기다렸던 걸까? 편안히 가만히 있는게 아니라 신체를 불편하게 하여 감정의 병을 몰아내는 것이 답이었다. 운동을 통해 몸을 힘들게, 몸을 불편하게 하고 루틴으로 만들어 꾸준히 이어가는 것. 그것이 감정의 병을 낫게 하기 위해 찾은 방법이었다.
또 한 가지가 있다. 쏟아내지 못하고 품은 독은 어떻게 했을까? 일기에 감정을 담기 시작했다. 어릴 적 쓰던 일기라는 까마득한 것을 다시 꺼내들었다. 이전에는 어떤 글에 감정을 빼고 담았다. 있었던 일과 앞으로 일어날 일들에 대해서만 담았다. 그런데 미운 마음을, 괴로운 마음을, 행복한 마음을 감정을 일기로 담기 시작한다. 그랬더니 놀라운 일이 일어난다. 그렇게 쏟아내고 나서 들었던 마음이 조금씩 무뎌지기 시작한 것. 그리고 알게 되었다. 일기를 통해 글로 쏟아내는 것이 누군가에게 속 시원히 털어 넣는 것 이상으로 효력이 있다는 것을. 특히나 불편하게 손으로 쓰는 것이 좋더라. 손끝에 담긴 펜의 감촉에서 글을 써나가며 독이 빠져나간다. 내용을 정리할 필요도 없고, 논리적일 필요도 없다. 감정을 쏟아내는 글쓰기는 나의 솔직함을 의식의 흐름대로 담으면 된다.
그렇게 일기에 감정을 쏟아내는 법을 터득하고 나서는 오랫동안 어두운 감정을 가지고 다닐 일이 줄어들게 된다.
우울이라는 불편한 감정을 가만히 방치하는 것은 우울을 계속 안고 키우는 것과 같다. 가만히 두면 우울이 내 안에 종기처럼 자라나 나를 잡아먹는 괴물이 된다. 우울을 마주했을 때는, 가만히 기다려서도 안 되고 술 같은 것에 기대어 극복하려 해서도 안 된다.
먼저 몸을 불편하게 해야 한다. 몸을 불편하게 하는 대표적인 것이 운동이다. 익숙하지 않은 이에게는 불편한 해결책일 수 있다. 그렇지만 몸의 불편함으로 대부분의 마음의 불편함을 걷어낼 수 있다. 한 번이 아닌 반복적인 몸의 불편함으로 만들어야 한다. 처음엔 산책으로 시작을 해서, 달리기로 더 나아가 근력까지. 호흡을 불편하게, 근육을 불편하게 하나씩 키워가다 보면 마음의 불편은 몸의 불편함에 점점 희미해져 갈 것이다.
다음 감정을 불편하게 해야 한다. 감정을, 기분을 고스란히 꺼내 글로 그 순간을 담는다. 그렇게 글로 왜 화가 났는지, 무엇이 마음을 어둡게 만들었는지 그 대상을 꺼내고 이유를 적어 간다. 그렇게 쓰고 나면 마음의 독이 배출되는 순간을 맞이할 수 있다. 이렇게 두 가지, 몸을 불편하게 하는 운동의 루틴, 불편한 감정을 꺼내서 담는 일기의 루틴을 마음이 어두워지고 죽음에 가까워져 갈 때라면 꼭 사용해 보기를 바란다.
그대는 지금 불편한 감정 속에 들어가 있는가.
그렇다면
불편한 감정을 방치해서 불편한 존재가 될 것인가?
불편한 해결책으로 나의 세계를 바꿔낼 것인가?
죽는 것은 이미 정해진 일이기에 명랑하게 살아라.
울부짖는 일 따윈 오페라 가수에게나 맡겨라.
- 프리드리히 니체
불편하다는 것은 때론 무언가의 치유하는 과정이 될 수도 있다.
총 10개의 글에 걸쳐 불편한 이야기, 불편한 감정, 불편한 사람에 대한 나의 과거와 진실을 꺼내보려 한다. 불편한 글 속에 당신과 세상의 변화를 만들 수 있는 힘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불편한 사람> ep.4
초인
이 시리즈를 통해 아래 질문에 대한 대답을 찾아가실 수 있습니다. 이 답을 찾아서 나를 세상에 던지는 무기로 활용하고 싶다면, <불편한 사람> 시리즈와 함께하시길 바랍니다.
나는 불편한 사람인가요?
불편한 사람은 안 좋은 걸까요?
불편한 사람은 어떤 의미를 가지게 될까요?
불편한 사람은 어떤 세상을 만들어 갈까요?
나는 어떤 세상을 만들어 갈까요?
<불편한 사람> 프롤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