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농장 계약기간이 얼마 남지 않아, 남은 농작물을 정리하러 갔다. 주말농장에 비치됐던 호미 등 농기구 다 사라진 상황. 왜 벌써 다 치웠나요...하여튼, 얼마 남지 않은 무, 배추, 파를 뽑고 기념사진을 남겼다.
대파가 되지 못한 어린 '실파'를 수확해 파전을 해먹기로 했다.
11월 28일에 열린 가나전을 관람하면서 맛있게 먹었다.
5평 밭에서 부농을 꿈꾼 농부들
3인 3색 주말농장 후기
@yun
-가장 맛있게 먹은 작물은? 가지, 고추, 고구마순
-나를 힘들게 한 작물은? 싹도 나지 않은 것들
-내년에 또 한다면, 심고 싶은 작물은? 가지
-절대 다시 심고 싶지 않은 작물은? 절대는 없음
-가장 기뻤던 때는? '노을멍'
-가장 힘들었던 때는? 밭 돌 고르기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막걸리 새참 타임
-다음에 또 하고 싶나요? 아마도?ㅎㅎㅎㅎㅎ
★리얼 후기
다른 일반 관행농과 달리 다품종, 토종 씨앗을 심어보는 데 의의를 두긴 했지만, 뭐를 잘못한건지 남들보다 작거나 발아율이 낮아 아쉽고 속상한 기억이 많다. 몇몇 작물은 넘치도록 나서 소화 불가능할 정도인 반면, 누구를 초대하거나 나눠주기 민망한 식물들도 있었다. 녹두나 가지처럼 착하고 순한 친구들이 기억에 남고, 당아욱은 꽃차보다 잎을 먹는 것이 더 괜찮았다. 그리고 아찔했던 토종고추들...매우 오래도록 캡사이신 화상으로 고생했다. 캡사이신 화상이라니, 처음 듣는 이야기인데!! 그러나 또 땅이 생긴다면 심어볼 요량으로 살짝 채종해둔 것은 안비밀.
@choi
-가장 맛있게 먹은 작물은? 가지, 케일
-나를 힘들게 한 작물은? 고구마순
-내년에 또 한다면, 심고 싶은 작물은? 가지
-절대 다시 심고 싶지 않은 작물은? 고구마순
-가장 기뻤던 때는? 고구마 걷어낼 때
-가장 힘들었던 때는? 집에서 고구마순 깔 때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마지막으로 정리할 때 뭔가 허탈했음
-다음에 또 하고 싶나요? 50%
★리얼 후기
처음 해보는 텃밭은 매우 낯설었다. 사실 난 농사랑 그리 친하지도 가깝지도 않았으니까. 우연한 계기로 시작한 텃밭. 돌을 골라내야 한다는 사실도 처음 알았으며, 심는 방식이 모두 다르다는 사실도 씨앗과 모종을 골라 심을 수 있다는 사실도 처음 알았다. 모든 것이 낯설었고 하면서 조금씩 다양한 종류의 풀떼기들과 농작물들을 익힐 수 있었다. 근데 지금도 사실 낯설다. 아직도 농사와 나의 거리는 멀지만 채소들을 사지 않고 돈을 아낄 수 있다는 사실은 너무 좋다. 그리고 주말마다 시골 같은 정취 속에서 뭔가 해내는 모습을 보면 열심히 살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 가장 좋았다. 오늘도 내가 뭔가 해냈다는 느낌. 그 느낌이 꽤 달콤했던 것 같다. 이렇게 하다보니 꽤 귀찮아했던 농사지만 좋은것도 싫은것도 같은 양쪽의 감정이 함께 섞였다. 그래서 또 하고싶은 내 마음은 50%다. 다른 걸 떠나 확실히 알게 된 사실 하나는 난 농사를 업으로 할 자신은 없다는 것이다. 파하하하. 다음에 또 하게 된다면 좀 더 만만한 식물들을 위주로 했으면 좋겠다. 대충 냅둬도 잘 자라는 가지라든지. 케일이라든지. 그리고 고구마순 같은 친구들은 너무 작업이 많아서 극악의 난이도다. 너무 잘 자라지만 그게 오히려 나에게 피해를 준다. 잘 자라지 마라. 힘들다.
@jin
-가장 맛있게 먹은 작물은? 가지(는 사랑입니다♡), 깻잎, 무청(의외의 발견)
-나를 힘들게 한 작물은? 토마토? 감당 안 되는 정글 숲
-내년에 또 한다면, 심고 싶은 작물은? 가지, 깻잎, 감자!
-절대 다시 심고 싶지 않은 작물은? 고구마(비효율적임)
-가장 기뻤던 때는? 작물 수확할 때
-가장 힘들었던 때는? 밭 돌 고르기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깻잎 처음 맛본 순간(존맛탱)
-다음에 또 하고 싶나요? Yes! 이왕이면 밤일마을 주말농장에서...
★리얼 후기
성장서사충(충실할 충)인 나에게, 쑥쑥 자라는 농작물을 지켜보는 일은 매우 감동적일 수밖에 없어따...
3개월 기른 것치고 감자 수확량이 적었던 것, 잘 자란 깻잎에 병이 생겨 먹지 못하게 된 것은 슬픈 일이어따...
가지, 깻잎이 요리 욕구를 뿜뿜하게 해주었고, 무청이 시래기가 된다는 사실도 알게 되어따...
봄, 여름, 가을, 초겨울 등 여러 계절을 거치면서 자연의 속도를 누려본 것은 좋은 경험.
다음에 또 하게 된다면 아쉬웠던 부분들을 보완해서 더욱 알찬 텃밭을 꾸려보고 싶당^.^
태생이 집순이인 탓에 매주 1회 시간을 빼는 게 쉽지만은 않아서 약간 고민되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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