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결정에서 대안을 평가하는 방식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어요. 하나는 순차적 방식으로, 대안을 하나씩 검토하며 개별적으로 판단하는 방식이에요. 다른 하나는 동시적 방식으로, 모든 대안을 나란히 놓고 동일 기준으로 비교하는 방식이죠. 예를 들어, 채용 담당자가 지원서의 이력서를 하나씩 검토할 수도 있고, 모든 이력서를 나란히 놓고 학력, 경력 등 핵심 기준에 따라 비교표를 만들어 평가할 수도 있어요.
영국 리즈대학의 샨카 바수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동시적 방식은 객관적으로 최적 대안을 선택할 가능성을 높여줘요. [1] 이는 각 대안의 특징을 한눈에 비교할 수 있어 차이를 명확하게 인식할 수 있기 때문이에요. 반면 순차적 방식은 눈앞에 단 하나의 선택지만 존재하기 때문에 대안별 차이를 놓치기 쉬워요. 게다가 나중에 등장한 대안이 상대적으로 더 긍정적으로 평가되는 순서 효과 같은 인지적 편향에도 취약하다고 알려져 있어요.
실제로 바수 교수는 소비자 선택 실험에서 참여자들을 두 그룹으로 나눠서 5종의 노트북 중 가장 좋은 사양의 노트북을 선택하도록 했어요. 한 그룹은 순차적 방식으로 5종의 노트북을 보여줬고, 다른 그룹은 동시적 방식으로 5종의 노트북을 보여줬어요. 그 결과, 가장 좋은 노트북을 선택한 비율은 순차적 방식에서는 75%, 동시적 방식에서는 84%로 나타났어요. 대안을 보여주는 방식만 달라졌을 뿐인데 가장 좋은 대안을 선택하는 비중에서 차이가 나타났죠.
리더가 의사결정을 할 때 각 대안을 동시에 비교하는 습관을 들이면, 판단의 정확성과 일관성을 높일 수 있어요. 프로젝트 선택, 투자, 채용 등 다양한 대안이 존재할 때 각 대안의 핵심 속성을 표나 매트릭스로 정리해 비교하면 보다 객관적인 선택이 가능해요. 특히 조직 차원에서 동시적 평가 방식을 표준화하면, 의사결정 성공률을 꾸준히 높이는 문화와 체계를 구축할 수 있어요.
대안을 평가하는 방식은 전체 의사결정 과정에서 사소해 보이지만 결과의 차이는 무시할 수 없어요. 이를 뒤집어서 생각해 보면 작은 개선이 의사결정 성공률을 높이고, 이러한 성공의 누적이 혁신과 조직 성과의 차이를 만들어내는 것이겠지요.
[1] Basu, S., & Savani, K. (2019). Choosing among options presented sequentially or simultaneously. Current Directions in Psychological Science, 28(1), 97–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