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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울퉁불퉁 뚝배기 Oct 23. 2020

뒷산을 두 달 동안 오르니 아내가 아령을 선물하다

멋진 남자는 근력도 필요하다

내가 뒷산을 탄지 2개월이 지나자...


아내: “이제는 근력도 키워야 해”


나: (????)


아내: “아령을 주문해줄게”


나: “어어어... 이왕 할 거면 가벼운 걸로 해줘”



난 회사를 안 나간 시점부터 동네 뒷산을 평일마다 올랐다. 실버라이닝 플레이북(2012) 주인공 팻이 땀을 더 빼기 위해 검은색 비닐봉지를 뒤집어쓰고 뛰어다니듯이(대문 사진), 나는 (추우니까) 플리스 잠바와 (코로나19니까) 마스크를 뒤집어쓰고 산을 오르고 내렸다.


오늘은 추웠으니 한 겹 더 - 레인재킷 후드까지 뒤집어쓰고 오르락내리락했더니 땀이 더 많이 난 거 같았다. 이 정도 칼로리 소모면 삼겹살 하루에 두 번 먹어도 되는 거 아닌가 하고 정신승리... 하는데,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던 사람들은 운동 끝나고 앞에서 기다리는 날 보고 흠칫한다. 영화 속에서 쓰레기 봉지를 뒤집어쓴 팻도 대부분 사람들이 이상하다고 생각해서 피한다. (스포주의) 주인공 여자 친구 될 티파니를 제외하곤.


위 대화 후 아내가 주문한 (나는 기다리지 않던) 아령이 도착했다.

이것은 운동 기구인가 고문 도구인가

아량을 들어보니 나한테는 너무 무겁다. 즉시 아내한테 카톡으로 사진을 보냈더니 답변이 즉각 온다. 아래는 나와 아내의 카톡 대화다:

환불은 귀찮으니 일단 사용하기로

아무래도 아내가 예전에 (팬으로서) 좋아했던, 지금은 은퇴한 기아 타이거즈 선수 최희섭처럼 내가 되기를 내심 기대하나 보다. 최희섭은 등산을 워낙 좋아해서 여러 별명 중 하나가 산악인이었다. 최희섭은 어느 야구 선수와 마찬가지로 웨이트도 병행했었다. 몸은 좋았지만 잔부상이 많아 2009년 한 시즌 반짝하고는 몇 년 후 은퇴했었지만...

아내가 좋아했던 “산악인” 최희섭

즉, 나도 이제 산타기와 아령 들기(웨이트)를 병행해야 한다.


아, 멋진 남자가 되기가 힘들다... 라기보다 사실은 나이가 들수록 근력 운동을 해야 한다고 여기저기서 말하니 내 근육을 울퉁불퉁 키우긴 해야 하는데 어렵다.



아내의 멋진 남자론이 언급된 글:

https://brunch.co.kr/@jitae2020/116

멋진 남자는 두 번째 글:

https://brunch.co.kr/@jitae202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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