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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울퉁불퉁 뚝배기 May 22. 2020

시카고 불스 왕조 설계자왈 "조직이 우승을 만든다"

故 Jerry Krause 명언을 생각해보다

*집에 같이 사는 편집자 요청에 사진과 내용 추가했어요*


"Players and coaches (alone) don’t win championships, organizations do"


난 아직 90년대 시카고 불스 왕조를 다룬 ESPN의 The Last Dance 다큐를 보지 못했다. 일단 ESPN을 시청할 방법이 없고(케이블이나 지상파를 안보니), 미국 넷플릭스는 올해 7월에나 틀어준다고 했다. 하지만 ESPN과 각종 언론에서 보도된 내용을 종합해보면 故 Jerry Krause (제리 크라우스) 단장(1939 ~ 2017)은 이 다큐에서 악으로 묘사된다고 한다. 제리 크라우스와 사이가 안 좋았던 농구의 신 마이클 조던이 관여한 다큐니 그런 방향으로 흘러갔겠지만. 그나마 입단 초기에 농구의 신과 사이드킥 스코티 피펜의 갈굼을 받았던 유로농구 스타 토니 쿠코치와 일부 언론에서는 불스가 8년 동안 6번 우승하는 동안 필요한 선수들과 감독을 채용한 제리 크라우스에 대한 묘사가 잘못된 것이라고 아쉬워하고 있다.


제리 크라우스의 최대 강점은 선수와 감독을 알아보는 특출난 재능이었다. 피펜 (최고의 조연), 호레이스 그랜트(1차 3연속 우승에 기여한 선수), 토니 쿠코치(2차 3연속 우승에 기여한 선수)의 드래프트, 빌 카트라이트(1차 3연속 우승에 기여한 선수)와 데니스 로드맨(슬램덩크 강백호의 모델이자 2차 3연속 우승에 기여한 선수)의 트레이드를 통한 영입 등이 있다. 게다가 감독 필 잭슨을 Continental Basketball Association에서 허우적거릴 때 불스로 데려왔다. 이후는 불스의 전후무후한 왕조 완성.


하지만 크라우스는 선수들, 코치와 불화로 유명했다. 부적절한 말로 선수들과 코치를 디스 했으니(예: 필 잭슨한테는 '이번 시즌 전 게임 전승해도 넌 다음 해 코치를 못해') 선수들과 팬들의 사랑은 못 받았다. 또한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가 썩 좋지 않았는지 작고하고 나서야 프로농구 명예의 전당에 입성했다.


제리 크라우스는 어릴 적 유일하게 고등학교에서 유태인이었고 주변 놀림을 받았다고 한다. 졸업 후 프로야구와 프로농구 스카우트를 하다가 시카고 불스 구단주에게 단장으로 1985년 발탁되었다고 한다. 단장직에서 물러나고는 다시 스카우트로 활동. 어떻게 보면 전형적인 단장 트랙을 타지 않고 역경을 딛고 인생 승리한 자이다. 마이클 조던이 이러한 크라우스 배경 때문에 크라우스가 자신과 비슷한 언더독만 선호한다고 평한 바 있다.


이런 크라우스가 말한 "Players and coaches (alone) don’t win championships, organizations do"은 생각해볼 만하다. 물론 마이클 조던, 필 잭슨 등은 이 발언을 듣고 어이없어했다고 한다. 크라우스가 항변하길, 문장에 원래는 “alone"이 있었다고 하지만, 사실 문맥상 "alone"을 넣으면 "organizations do"가 어색하다. 차라리 "Players and coaches alone don’t win championships, organizations (as a whole) do"을 추가했어야 하지 않았을까.


문맥과 크라우스의 의도가 어쨋든 간에 그는 우승에 있어서 개개인보다는 조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실제 성공적인 스포츠 구단들은 이를 실천하고 있다(이렇게까지 노골적으로 말은 안 하겠지만). 조직을 우선시하는 대표 구단으로는 19년간 6번 슈퍼볼 우승한 프로미식축구팀 뉴잉글랜드 페트리어츠와 16년간 5번 우승한 NBA 샌안토니오 스퍼스가 있다. 우승을 안 하는 해에도 상위권을 항상 유지했다. 이들의 공통점은 타 구단 선수들이 우승을 위해 연봉을 삭감하고 오게 하는 경우를 만들며, 자신들이 강조하는 문화와 시스템에 적응하지 않는 선수들은 트레이드시키거나 방출시켰다.  샌안토니오의 3점 슛 전문 대니 그린은 두 번 "방출"되었다가 갱생하고 돌아온 대표적 케이스다.

샌안토니오 V5의 주역들: 팀 던컨 & 그렉 포포비치


둘 다 "The Patriots Way"와 "The Spurs Way"로 뭔가 멋진 문화가 있는 것처럼 묘사되는데, 복잡한 걸 거두절미하고 결국 말하고자 하는 것은 "조직(시스템)이 우선"이라는 문화이다. 스퍼스의 명감독 그렉 포포비치는 매년 사비로 100만불 정도를 털어서 선수들, 시즌 중 스텝 등과 고급 식당에서 와인과 식사를 하면서 전우애를 다진다. 연봉이 1,000만불이 넘고 와인과 음식에 조예가 깊으니 가능하지만. 반면 경기중 회색 후디만 입는 냉혈한 뉴잉글랜드 감독의 대명사 빌 벨리칙은 선수들과 그런 건 없고 선수들은 각자의 역할에 충실하라고 한다. 심지어 스파이게이트(뉴잉글랜드가 타 팀들을 불법 촬영한 2007년 사건)를 겪고 난 이후 이 사건으로 프레임을 짠다. 선수들에게 "우리 v 전 세계 (우린 억울하다)"를 강조하여 2008년 슈퍼볼까지 18승 무패로 올라갔다가... 아슬아슬하게 뉴욕 자이언츠에게 졌다... 그리고 뉴잉글랜드 제외한 다른 지역 미식축구 팬들은 불법 구단이 진 것을 기뻐한다.


뉴잉글랜드의 V6 주역들: 빌 벨리칙 & 톰 브래디

하지만 냉정이 따지고 보면 이들 왕조들도 조직(시스템) 뿐만 아니라 슈퍼스타 1명과 명감독이 뒷받침되었기에 조직을 유지된 것이다. 시카고 불스의 경우에는 마이클 조던과 필 잭슨 그리고 조연들(최고의 조연이자 돈을 적게 받아 불만인 스카티 피펜을 포함), 그리고 샌 안토니의 경우 팀 던컨이라는 샤이 슈퍼스타가 있었고 뉴잉글랜드도 톰 브래이디라는 슈퍼모델을 결혼한 슈퍼스타 쿼터백이 있었기 때문에 장기간 우승에 근접한 전력을 유지할 수 있었다. 이들이 감독의 말을 (대체적으로) 군말 없이 따랐기 때문에 다른 선수들이 그걸 따라갈 수밖에 없었고, 감독이 우승 몇 차례 하면서 명감독 반열에 오르게 된 것이다. 그리고 이들에게 우승을 당근으로 수년간 저임금 고함량 선수들을 제공한 조직의 역할이 결합되어 있기에 이들은 장기간 우승 및 우승에 접근한 것이다. 결국 슈퍼스타를 잃으면서 시스템을 강조한 팀들은 하락을 하고 있거나 예상이 된다. 팀 던컨의 후계자가 될 뻔한 카와이 레너드가 토론토 랩터스로 도망가면서 스퍼스는 플레이오프팀 수준으로 떨어졌고, 작년 말 톰 브레이디가 템파베이 버커니어스로 도망가면서 뉴잉글랜드의 미래는 오리무중에 빠졌다.


결국 위 명언을 바꿔보면, "One superstar, one coach, and organization win championships"해야 적절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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