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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닝 휴식기엔 산책을 해봐!!

갑갑하면 일단 나가야지~~^^

by 냥냥별



러너는 쉬는 게 불안하다




러닝이 취미가 되면서 누가 시키지 않아도 꾸준히 연습을 하고 있다. 달리는 방법과 훈련방법도 찾아보면서 말이다. 이렇게 하는 첫 번째 이유는 러닝을 위한 체력과 튼튼한 다리를 만들어, 궁극적으로는 러닝 기록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다. 대회에서 단 1분이라도 시간을 줄였을 때의 쾌감은, 러너라면 누구나 알고 있을 것이다. 두 번째 이유는 달리고 왔을 때의 상쾌함을 느끼기 위해서다. 운동이라는 것이, 시작하기 전에는 할까 말까 고민하다가도 막상 하면서 땀을 흘리고 샤워를 하고 나면 기분이 확 좋아진다. 악마의 유혹을 뿌리치고 끝냈다는 뿌듯함과 내몸의 노폐물을 배출해 낸 상쾌함이 샤라락 밀려온다. 특히 러닝은 주로 밖에 나가서 자연을 느끼며 하는 운동이기 때문에, 흔히 말하는 바람 쐬기 체력증진이 모두 충족되는 것 같다.


그런데 다리가 아프면 러닝을 쉬어야 한다. 러너들은 아직 근력이 부족한 다리로 욕심을 내어서 무리하거나, 달리는 자세가 좋지 않다거나 하는 이유로 크고 작은 통증을 겪는다. 그럴 때는 달리기를 쉬면서 치료를 받거나 마사지나 스트레칭을 하며 관리해줘야 하는데, 이 시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불안해진다. 러닝 실력은 꾸준히 연습량을 쌓는 것 즉, 일주일에 몇 km를 몇 회 달렸느냐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너무 오래 쉬었다가 다시 달리면 그전에 갖고 있던 감을 잃거나 실력이 마이너스가 되진 않을까 하는 걱정도 든다. 또 무엇보다 답답하다. 밖에 나가서 막 달리고 싶은데, 그러지 못하니까 답답하다. 그래서 이번 대회 후유증으로 통증이 와서 쉬다가 3일을 못 넘기고 천천히 조깅을 다시 시작해 봤는데, 또 발목이 시큰거리고 무릎 옆라인이 당겨서 더 오래 뛸 수가 없었다.


첫 하프코스 도전이 나에겐 무리긴 무리였나 보다. 막상 대회에서 뛸 때는 몰랐는데, 후폭풍이 꽤 오래 지속되고 있다. 남편은 2월에 첫 풀코스를 뛰고 아직도 예전 몸상태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둘 다 아직 그 거리까지 뛸 몸이 만들어지지 않았는데 욕심을 내었던 것일까? ㅎㅎ 참 이상한 게 통증이 이곳저곳을 옮겨 다니는 것처럼 느껴진다. 발목 왼쪽 부분이 아팠다가 다음날 오른쪽이 욱신거리고, 며칠 뒤엔 무릎 쪽이 아프다. 통증이 오래갈까 봐 무서워 일단 일주일을 달리지 않고 쉬고 있는데, 주말이 이렇게 갑갑할 수가 없었다. 남편과 매주 러닝 훈련을 하러 나갔다 들어오면 하루가 빨리 갔는데, 막상 이것을 안 하고 집에 하루 종일 있으니 지루하고 갑갑했다. 원래는 다리가 괜찮으면 훈련을 하려고 별다른 스케줄도 잡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단 밖으로 나갔다. 뛸 수는 없으니 동네에 있는 산길을 천천히 걷기로 했다. 늘 도로나 해변을 뛰다가 산길은 오랜만이었다. 싱그러운 나무들 속에서 새들의 지저귐을 배경음악 삼아, 남편과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며 걷는 이 공간이, 이 공기가, 이 기분이 너무 좋았다. 그리고 예전에 힘들게 올라가던 등산로에 산책로 마냥 올라가기 쉽게 만들어 놓은 길이 새로 생겨 있었다. 그래서 그 길로 정상까지 올라가 보았다. 거기서 웅장한 산등성이들과 우리 동네를 내려다보니, 그렇게 상쾌할 수가 없었다. 뛰지 않았는데도 땀이 송골송골 맺혔다. 걷는 것도 꽤 운동이 되는 거였다.





그렇게 두어 시간을 천천히 몸을 풀며 '러닝휴식기 우울증'을 달래 보았다. 이렇게 그냥 무작정 '쉼'이 아니라 이러한 산책이나 근력 운동을 하면서 러닝 휴식기를 보내는 건 어떨까? 내일까지도 낫지 않으면 한 주 더 쉬어야 하나 고민을 또 하게 되지만, 너무 욕심을 부리진 않으련다. 어떤 러너에게나 부상과 통증은 간간히 있는 일이라고 하니, 너무 스트레스받지 않고 담담히 잘 관리해 보려고 한다. 그래도... 그래도 내일 아침에 눈을 떴을 땐 마법처럼 짠 하고 다리가 멀쩡해졌으면 좋겠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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