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1시간 걸려 페소를 인출한 후 투어에 참석할 수 있었다. 우리 팀은 우리까지 해서 총 4명. 여자 사람들이었다. 한국인 가이드 1명, 필리핀 가이드 1명, 운전수 1명 이었고, 투어에 참여하는 사람은 4명. 차는 약간 작은 봉고차량 이었고 수건 2장, 목배개가 인당 준비되어 있었다. 생수 2병까지. 센스 넘침. 막 내부세차를 한 듯한 차에서 섬유유연제 냄새가 참 마음에 들었다. 갓 세탁한 섬유유연제의 향이었다고나 할까. 오슬롭까지는 3~4시간 정도 걸린다고 했다. 그 시간 동안 가이드는 눈 좀 붙이라는 말을 했다. 그러나 여행의 설렘이었는지 몰라도 쉽게 잠이 오지 않았다. 같이 갔던 동생과 이야기하다 생각보다 편한 목배개 쿠션에 잠들었다. 그러다 길이 울퉁불퉁해서 깼던 건 안 비밀. 그렇게 오슬롭까지 자다깨다 도착했다. 오슬롭에서도 주차 눈치 게임은 시작됐으니 전세계 모든 사람들이 고래를 보러와서 인지 주차된 차, 지나가는 차 등등이 많았다.
오슬롭에서 1시간 정도 스노쿨링을 하고 모알보알로 가는 길. 2시간 정도 걸렸던 걸로 기억한다. 스노쿨링을 하고 물로 대충 샤워를 한 우리는 축축한 래쉬가드를 착용한 그대로였다. 당연 시트가 젖을 거라는 건 분명했다. 센스 있게 투어 업체에서는 비닐 봉지를 깔아두고 수건을 건네 주었다. 그 수건을 깔고 앉았는데 소위 말하는 꼬리뼈가 너무 아팠다. 더군다나 오프로드 같은 필리핀 도로를 달리는 내내 돌부리에 걸리기라도 하면 내가 받는 엉덩이 고난과 통증은 훨씬 더 컸다. 동생에게 우스갯소리로 욕창 걸릴 것 같다며 혹시 욕창이 생기면 메디폼좀 대어 달라고 농담을 했다. 어떻게 앉아도 꼬리뼈가 아팠고 그렇다고 엉덩이를 떼고 투명의자 자세로 모알보알까지 갈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런데 또다른 고난은 또 있었으니 오슬롭에서 먹은 깔라만시 에이드가 문제였는지 급... 소변 급함이 시작되었다. 자다가 갑자기 신호를 느낀 나는 또다시 자고 싶었지만
첫째, 너무 소변이 급해서 잠이 오지 않았고,
둘째, 꼬리뼈 통증, 오프로드를 달리는 것 같은 울퉁불퉁한 길 때문에 잠도 잘 수 없었다.
결국, 화장실에 가고 싶다고 영어로 말했고, 운전수는 최선을 다해 화장실을 찾기 시작했다. 그렇게 10~20분 정도 지났을까? 화장실을 찾았고 과장 좀 보태어 끊임없이 나온 소변. 도대체 얼마나 참은거야? 싶은...
이대로 모알보알까지 갔음 망했다.
화장실 고난을 지났지만 그럼에도 엉덩이 고난은 남아있어서 숙소에 도착하기 전까지 꼬리뼈 통증은 여전했다. 필리핀 도로가 문제인걸로...
한줄평: 분명 고속도로인데 오프로드인 것 같은. 그와중에 타이어 안 터지는 게 신기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