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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Lee Aug 16. 2022

외국인 남편과 살면 일어나는 일


지난 포스팅에 잡채를 메인 요리로 생각하는 남편의 재밌고 특이한 사고방식에 대해 글을 쓴 적이 있는데, 그 외에도 재밌는 일화가 몇 개 더 있어 소개해 본다.





1. 된장찌개에 가지를 넣는다고?


결혼 초창기 남편이 된장찌개를 했는데, 그 모양새가 참으로 이상했다. 색이야 된장색이 다 비슷하다고 해도, 일반적으로 보는 된장찌개의 모습이 아니었다. 


가지가 들어있었다.



나: 엥? 가지 넣었어? 된장찌개에?

남편: (해맑게) 응

나: 된장찌개에 누가 가지를 넣어.ㅋㅋㅋㅋ

남편: 왜에? 너 가지 좋아하잖아.


맞다. 나 가지 좋아하지. 나는 실제로 가지로 한 거의 모든 요리를 좋아한다.


남편은 감자, 애호박, 두부는 되고, 가지는 왜 안되냐며 좋아하는 것 넣고 만들면 맛있고 좋지 않냐고 묻는데 논리적으로 딱히 안 되는 이유를 설명할 길이 없었다.


그러게? 왜 가지는 안되지?


그 뒤로 우리 집 된장찌개에는 종종 가지가 들어간다.

김치찌개, 순두부찌개, 부대찌개 등도 마찬가지임. 가지뿐 아니라 재료를 넣는데 아무런 제한이 없음.




2. 밥그릇과 국그릇


남편이 차린 식탁엔 종종 밥이 국그릇에, 국이 밥그릇에 담겨 나온다.ㅎㅎ

우리 집 밥상 - 흰밥에 미역국


처음엔 그가 "틀렸다"라고 알려주려고 했다.

그런데 남편 왈, 밥이 넓은 볼에 들어 있어야, 이것저것 반찬이나 찌개 같은 걸 떠다가 먹기 좋지 않냐는 거다. 그에 반해, 국은 그냥 후루룩 먹고, 모자라면 더 떠다 먹는 게 더 효율적이라 생각하고 있었다.


이제는 나도 국그릇에 밥을 담아 먹는 게 편해졌다.


아니, 우리는 이걸 밥그릇, 국그릇이라고 부르대신 small bowl, big bowl이라고 부른다.




<미녀와 야수> 중 '미녀'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변해가고 맞춰가며 살아간다.


서로의 방식이라고 고집하지 않고, 내 문화가 맞다고 우기지 않고, 상대방의 의견이나 제안을 받아들이는 데 크게 문제가 없는 한 서로의 방식을 이해하고 존중하며 그렇게 살아가고 있다. ❤





사진출처: Unsplas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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