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정말 떨린다. 그렇지?"
"그러게, 진짜 이런 날이 오는구나."
Y와 H는 떨리는 목소리를 나눴다.
언제일까 올해일까
애태우던 날이 어느덧 코앞에 왔다.
설레는 일렁임이 마음을 뒤덮었다.
깊어가는 새벽, 그들은 내일 일정을
다시 확인했다. 이대로, 그래, 좋아.
Y와 H는 웃음을 지었다.
얼굴이라는 찻잔에
다정함 한 스푼, 편안함 한 스푼,
기대감 한 스푼, 감사함 한 스푼 담아
미소라는 차 한 잔 띄웠다.
그 찻잔 위로 지난 2년의 순간들이
향기로운 김으로 피어올랐다.
참 진부한 표현이지만
운명적인 만남이었다.
그리고 수줍은 고백,
"오늘부터 우리 1일인가요?"
꽃에 물을 주고 돌보듯
사랑을 키워 온 나날,
몇 차례 미뤄진 예식,
먼저 등록한 혼인신고날의 눈물,
그리고 결혼식 전날인 오늘까지.
열심히 살아왔고 고생 많았다.
그들은 다른 이들과 엇비슷한
예식장 일정은 원하지 않았다.
하나에서 열까지 차근차근
알아보는 작은 결혼식을 준비했다.
마침 팬데믹 시국이라
처음 계획한 구상과도 맞아떨어졌다.
그들은 앞으로 함께 살아갈 마을이
잘 내다보이는 아늑한 어느 레스토랑,
여기에서 결혼식을 하기로 했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입증한 곳,
시찰 겸 방문한 날은 날씨도 좋고
음식도 참 맛있었지.
투명한 천장으로 쏟아지는
아리따운 노을빛은
두 사람의 마음을 닮았다.
이른바 스드메,
스튜디오, 드레스, 메이크업도
실력 좋고 합리적인 곳으로
직접 고르고 골랐다.
결혼식 순서와 프로그램도
몇 달 동안 열심히 마련했다.
무엇보다 직접 편집한
음악을 배경으로
같이 머리를 맞대고 연습한
안무가 하이라이트였다.
웃고 웃으며 땀 흘렸다.
이제 내일이면 데뷔, 가 아니라
결혼식이네. 또 떨린다.
이른 새벽 그들은 잠을 청했다.
그런데 뭘까,
가슴에 잔잔한 물결이 일었다.
그들은 손을 잡고 서로를 바라보았다.
마음이 통했나 봐,
두 사람은 눈가가 그렁그렁했다.
그래, 내 사랑 참 고생 많았어.
당신도 정말 애 많이 썼어.
고맙고 사랑해.
내 마음 다해 더 많이 아껴줄게.
고요한 별빛이
향기로운 숨결을
더하는 날이었다.
https://www.youtube.com/watch?v=wR5kyspzmQ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