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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취준생LAB May 20. 2019

[취준생 일기] 석촌호수에서 멘탈을 씻다

취준생 멘탈일기 첫번째 이야기




오늘도 메일 알람이 울렸다. 결과는 불합격. 이제 기대는 접어야 할까? 앞으로 남은 날들이 두려웠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았다. 어제와 다름없이 아침부터 도서관에 갔다. 오래 공부를 하다 보면 눈이 침침해진다. 그때쯤 도서관을 나오면, 검푸른 하늘밑에 내 모습이 흐릿하게 보였다. 한동안 빛을 못보고 살아서 살갗이 하얘졌다. 하지만 잠 못 드는 밤 때문에 눈 밑 만은 다크서클이 짙었다.


석촌호수 위 러버덕


문뜩 대학시절 친구들과 ‘큰 오리’를 보러 갔던 날이 생각났다. ‘러버덕’이 석촌 호수에 내려왔을 때, 난 풋내기 대학생이었다. 3번째 전공 시험이 끝나던 그 날, 수업이 끝나고 친구들과 함께 석촌 호수에 갔다. 북적이는 인파의 절반 이상이 커플이었다. 그때는 커플들에 둘러 쌓여도 즐거웠다. 마음 맞는 친구들과 떠들고 있으면 외로울 새가 없었다. 사실, 남긴 사진 몇 장을 제외하면 그 날은 별달리 한 일도 없었다. 수 많은 커플들, 내 친구들, 저녁 조명에 비친 주황색 벚꽃, 물 위의 거대한 오리…




그 날의 난 뭘 느꼈을까







‘석촌호수에 가야겠다!’ 충동적인 생각이었다. 봄은 지나고, 볕이 조금씩 따가워지는 초 여름 이었다. 도서관에서 석촌호수까지 가는 버스를 탔다. 타고가던 중 도착하기 한정거장 전에 내렸다. 한동안 잘 사용하지 않던 다리를 써볼까 해서, 석촌호수까지 걸어갔다. 어중간한 아침 시간에는 인적이 드문 길밖에 없었다. 나만 빼고 모두 일하러 간 걸까. 그렇게 한적한 석촌 호수에 도착했다.


다시 찾은 석촌호수


석촌 호수 한 가운데 벤치에 앉았다. 가만히 눈을 감았다 떴다. 흐드러진 나무가 바람에 흔들렸다. 호수는 물결을 그리며 퍼져나갔다. ‘......’ 호수의 힘은 대단했다. ‘멍 때리기’ 에 최적화된 공간이었다. 당장 내일 해야 할 인적성, 기업분석, 자소서, 스터디.. 복잡한 일상때문에 옴짝달싹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건 호수 앞에선 무용지물이었다. 되돌아보니 그 날의 그 순간, 나도 그랬던 것 같다. 시험의 결과, 인파, 복잡한 모든걸 잊었다. 그저 호수를 바라볼 뿐이었다.



러버덕은 없었다. 조명에 비친 주황색 벚꽃도 없었다. 심지어 나는 더 이상 대학생이 아니었다.

다만 그 날과 같은 느낌만이 존재했다.



나는 가벼워진 마음으로 다음날을 맞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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