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조윤히히히 Oct 14. 2024

안녕 점아

10.4

언젠가 에어해드시네요 라는 말을 들었다.


그리고 또 얼마 전, 의식의 흐름대로 말하시네요 라는 말을 들었다. 웃으면서 맥이시네요라고도.


검색창에

a i r h e a d를 넣는다.


멍청이


검색창에서

멍청이라고 알려준다.



아 그랬구나.

멍청이구나.


뭐요?







10.5

예전에 그림책 선생님이 말씀해 주셨다.


그릴 때 조금이라도

자유롭지 않다면 그 순간

그림을 멈추세요.


네.

알겠습니다.



드로잉을 잘하고 싶어서 연구를 하다가 알아냈다.


드로잉을 할 때

펜을 똑바로 잡지 않습니다.

이게 나의 드로잉.


네.

그렇다고요.



영어회화를 공부 중입니다.










10.7

1

오늘 나의 오래된 점들을 지우러 간다.


이 점들이 사실 점이라기보다는 점이 되어버린 여드름자국이다. 꽤 크다. 일렬로 좌르륵 세 개나 된다.


정이 들었나. 지운다고 하니까 서운하다.


그래서 아침에 인사했다.


점아. 안녕.


내 점들. 한 볼에 좌르륵.







2

책표지 공모전에 떨어졌다.

이런 발표가 있는 날은 가슴이 철렁철렁 내려앉는 불안증세로 고통받는다. 손가락 끝이 저리다.


오후 세시가 넘어서야 출판사 홈페이지에 공모전 1차 발표가 올라온다.


내 이름이 없다.


공모전을 위한 그림을 준비할 땐 숙제를 미루는 학생이 되어버린다. 마감일만을 기다리며 그날이 되기 전까지 뭘 하지를 못한다. 게으름뱅이가 맞다 나는.


떨어진 나.


어딘가에 선택받지 못한 내 그림.


나보다 내 그림이 안쓰럽다.



괜찮아.

오구오구


오늘은 내 그림을 위로하고 싶다.


너 멋져.


라고

메모장에 적으면서 웃는다.


기분이 조금 나아진다.




다시

내 거를 해야지. 재밌게.


나도 잡으러 갈 거다!!!






이전 19화 생각의 방향은 알 수 없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