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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hengrin Dec 27. 2023

아듀(Adieu)! 2023년!

2023년도 워킹데이로 오늘을 포함하여 3일이 남았습니다만 제가 다니는 회사는 내일부터 전체 직원들이 연차휴가 처리하고 5일 연휴에 들어갑니다. 오늘이 2023년 근무의 마지막 날인 셈입니다. 


'마지막' '끝'이라는 단어가 주는 의미는 강렬합니다. 비장하게까지 합니다. 단어가 갖는 힘입니다.


그래서 뒤돌아봅니다. 지난 1년의 시간을 영화필름 돌리듯 천천히 되돌려 회상해 봅니다. 어떤 일들이 벌어졌고 어떻게 헤쳐 나왔는지 말입니다. 항상 그렇지만 매년 다이내믹한 일들이 벌어지고 그 안에서 허우적거리기도 하고 가까스로 헤쳐 나오는 게 일상입니다. 그렇게 버텨 연말의 오늘까지 왔습니다.


세상 어느 누구도 되돌아보며 후회하지 않는 자가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인간입니다. 하고 싶은 것 다 하지 못하고 사는 것입니다. 하고 싶은 거 다 하고 사는 완벽한 인간은 없습니다. 어떠한 이유가 되었든, 망설이든, 결단하지 못했든, 조건과 상황이 여의치 않아 시도하지 못했던 일들이 산적한 가운데 그 틈을 비집고 오늘까지 왔습니다.


그래서 2022년 마지막 날 썼던 글과 올해 초 2023년을 맞이하며 썼던 글을 다시 들춰봅니다. 1년 전에는 어떤 마음가짐으로 한 해를 정리했으며 올 한 해를 시작하던 날에는 어떤 각오를 다졌는지 말입니다.


2022년 송구영신에는 '그대'의 존재가 담겨있습니다. 한해를 잘 버틸 수 있었던 원인으로 그대가 계셨음에 감사하는 관계의 인사로 끝맺음을 했었습니다.


그리고 2023년 올해 첫 글에는 올해 하고자 하는 계획과 다짐 다섯 개가 들어있습니다. 1. 수필집 한 권 더 내기 2. 홍보 관련 책 한 권 쓰기 3. 결혼 30주년 기념 뉴욕가족여행 가기 4. 체중 70kg 안 넘기기 5. 자연과학공부 계속하기입니다.

올해 초 계획 5가지 중에 올해 마지막 날까지 이루어진 것은 몇 개나 될까요? 3개는 달성을 했고 하나는 진행 중이며 나머지 하나는 아직도 구상 중입니다. 자연과학공부는 올해도 계속 이어서 해 왔음에 나름 뿌듯하기도 합니다. 봄 시즌 일요일마다 진행하는 '137억 년 우주의 진화' 오프라인 강의에 참석을 했고 매주 목요일 온라인 Zoom으로 2시간 반씩 공부하는 모임도 거의 매번 참여를 했고 지금도 하고 있습니다. 이 공부들이 아침글들의 뼈대를 이루고 있음을 고백합니다. '체중 70kg 안 넘기기'도 무난히 달성한 목표입니다. 아니 무난하지는 않았습니다. 갑상선샘 절반을 적출한 관계로 체중이 조금씩 느는 현상을 막고자 피트니스센터를 거의 매일 저녁 가서 2시간씩 운동을 한 루틴의 결과입니다. 오늘 아침 체중이 69.3kg으로 마지노선에 다다르고 있지만 그래도 아직 70kg을 넘지 않고 있음에 위안을 삼고 경계하고 있습니다. 여름에는 64kg까지 체중을 내렸었는데 연말 모임들이 잦은 관계로 운동은 조금 소홀히 하게 되고 먹는 양이 줄지 않아 벌어지고 있는 현상임을 알고 있기에 곧 다시 체중을 조금 낮추는 운동을 지속할 요량입니다.


'결혼 30주년 뉴욕 가족여행' 계획은 뉴욕에서 네덜란드, 벨기에로 목적지를 변경하여 다녀왔습니다. 여름휴가시즌에 맞춰진 일정이라 뉴욕 항공편 좌석 확보가 마지막까지 어려워 급히 목적지 변경을 했습니다. 또한 막내 녀석도 배낭여행으로 동유럽을 가고 큰 아이는 런던으로 가는 터라 온 가족이 모여 가는 여행은 작년까지로 끝을 맺었습니다. 여행비용을 댄다고 해도 소용이 없습니다. 자기가 벌어서 혼자 가겠답니다. 그래서 부부 둘이서만 암스테르담과 브뤼셀로 여행지를 바꿨습니다. 유럽 여행만 10년 넘게 다녔지만 그동안 발길이 안 닿았던 곳이었기에 뉴욕 대신 선택한 곳입니다. 


그렇게 올해 초 'WANTED' 방 붙이듯 선언한 목표 명단 중에서 3개는 완벽히 소화를 해냈습니다. 나머지 두 개중 '에세이집 1권 더 내기'는 사실 달성한 목표라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매일 쓴 아침글이 2021년 여름 책을 낸 이후 800편 넘게 썼으니 이 글을 편집하여 책으로 엮으면 전집 2질을 만들 수 도 있는 분량입니다. 손으로 쥘 수 있는 책의 모습을 안 갖췄을 뿐입니다.


마지막 '홍보 관련 책 쓰기' 프로젝트는 아직 구상 중에 있습니다. 아침글 쓰는 주제를 홍보 관련으로 전환하면 일타쌍피의 효과를 볼 수 도 있겠으나 생각나는 대로 쓸 수 있는 에세이와는 글 쓰는 방식이 달라야 합니다. 자료도 모아야 하고 심층적인 분류와 거기에 맞게 사실을 나열할 수 있어야 합니다. 물론 홍보사례나 에피소드 중심으로 쉽게 쓸 수 도 있으나 전문가의 시선이 필요한 책에는 전문가의 글쓰기가 필요합니다. 신중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밑그림은 그렸지만 세필 작업을 못하고 있는 와중입니다.


이렇게 돌아보니 그래도 큰 그림들은 얼추 얼개설개 하고 지나온 1년인 듯합니다. 나름 쉬운 목표들을 세운 덕도 있을 겁니다. 실천 가능한 일만 나열해 놓고 만족해하는 어리석음도 있지만 그렇게 달성의 희열도 무시하지 못하는 속내가 숨어있기도 합니다. 내년엔 또 내년의 그림을 그리겠지요. 잘 살아온 올 한 해에 감사하며 역시 오늘 이 순간이 있기까지 환경을 만들어주신 그대에게 다시 한번 고마움을 표합니다. 역시 결론은 사람입니다. 한 해를 정리하는 키워드가 사람이고 그 사람 중에 바로 그대입니다. 올 한 해 정말 사랑했고 내년에도 사랑할 것이며 이 사랑 영원히 변하지 않을 것입니다. 감사하고 고맙고 사랑합니다.


ㅇ 2022년 '그대 계서서 고맙고 감사한 한 해였습니다' https://brunch.co.kr/@jollylee/605

ㅇ 2023년 '계획, 다짐, 시작' https://brunch.co.kr/@jollylee/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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