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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중희 Nov 16. 2019

 나 별  하나 받은 여자야!

또라이의 출몰


어느날 그런 똘끼 충만한 또라이가 우리 병원을 찾아 왔다.겉보기에는 멀쩡한 20대 여성인데 젊디 젊은 것이 어찌나 걱정이 많던지.. 병원 올때 마다 지생각에는 지가 응급상황인거다. 아마도 건강염려증 이란 말은 이런 사람을 두고 태어났을 것이다.


원래,우리 병원 바로 근처에 있는 가정의 병원 환자 인데 예전에 벤쩰 선생님이 진료 하실때 이미 우리 병원을 다녔었고 그러다 가정의 병원을 옮긴다는 말 없이 잠수 타고 그쪽에서 진료를 받던 환자다. 바로 앞에 글에 써 있는 첫번째 문어다리 스타일 환자 인거다. 거기에 세번째 의사의 슈퍼맨 신드롬을 자극 하는 스타일 까지 합쳐진....


그런 종합선물 세트를...

우리직원 중에 한명이 그 환자의 번호가 있고 가정의 병원을 옮겼다는 기록이 없으니 우리 환자 인데 몇년 안 온것으로 알고 덥썩 진료 예약을 해 주었던 거다.

그런데, 몇번째 진료 오던날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 했다.그 환자가 들고온 최근에 종합병원 심장내과 에서 받았다는 진료 편지에 그환자의 가정의 로 옆 병원 의사의 이름이 떡 하니 적혀 있는 거다 오호라 너 문어다리 구나 싶었는데 ...

들키고 난 환자가 자기 원래 그병원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는 둥 닥터 김 이 자기문제를 해결 해 줄수 있을것 같아 왔다는 둥 해서 남편이 가정의는 바꾸지 말고 몇 번더 진료를 해 보자고 했다.

그래서 혈액검사,심전도,초음파 등등 우리 병원에서 해 줄수있는 것은 다 해주고 다른 전문의 병원에서 또다른 검사를 받으라고 소견서를 써 주었다.


그놈의 소견서


그런데 그환자가 소견서를 들고 다시 나타났다. 문제는 그소견서에 뭐가 하나 빠졌다는 거다. 직원 중에 한명인 B가 그 병원 에서 하는 검사가 정해져 있는 것이라 무슨 검사 요망 요 한줄을 따로 쓰지 않았다고 했다. 그래서 들고 왔다는 거다.

예를 들어 엑스레이 만 찍는 곳에 환자를 보내며 엑스레이 요망 이라는 한줄을 빼 놨다 이거다.

그래도 그거 한줄 써 주는거 크게 문제 될것 없으니 직원에게 한줄 써 주라 하고 나는 다른 환자 심전도를 해야 해서  검사실에 다녀 왔다.


그랬는데 ..

이미 갔을 것이라 생각 했던 그 환자가 다시 와서는 이게..손글씨로 써 있다며 너무 프로패셔널 하지 않게 보인다는 거다. 이게 무슨 개소리 인가? 하고 소견서를 다시 받아 들었더니 이유인즉슨 아까 우리 직원이 한줄 빠진 것을 바쁘니까 소견서 다시 출력 하지 않고 그소견서 에다가 손으로 써서는 의사 사인 받아서 직인 찍고 줬다는 거다.

슬슬 열이 오르지만 그래도 알았다 하고 그럼 내가 새로 써주마 대기실에서 기다려라 했다.


환자가 바라는 대로 소견서를 다시 컴퓨터로 새끈 하게 출력 하고 그 검사 하는 곳이지만  무슨 검사 요망 이라는 글을 곱게 쳐서 뽑아 주었다.

그런데 병원 문을 나서기가 무섭게 다시 왔다.

이번에는 철자 하나가 빠졌다는 것이다. 자세히 보니 두개 들어 가야 하는 e 가 하나 빠져 있었다.

속으로는 '야 ,받아쓰기 시험보니 ,이런 씨바렐라' 를 외치면서도 그래, 그럼 다시 써주마 했다.


나 별 하나 받은 여자야!


그래서 잠깐 환자 대기실에서 기다리라 했는데 이 또라이가 아니 도대체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하는 거냐고 난리를 치는 거다.


처음부터 아까 그 소견서 들고 갔어도 아무 문제가 없었고 직원이 손글씨로 써준 소견서도 의사 싸인과 병원 직인 이 들어가 있으니 아무 문제가 되지 않았으며 내가 다시 써 주다 철자 하나 빼 먹은 것도 문제 될것은 없었다.

가령,엑스레이 만 찍는 곳에서 컴퓨터가 아닌 손글씨로 엑스레이 라고 썼다고 또는 철자 하나 빠져 엑스레 라고 썼다고 못알아 볼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럼 에도 불구 하고 새로 써 주겠다고 했고 모든 소견서 에는 의사의 사인과 병원 직인 이 들어 가야 하니 세번째로 다시 작성된 소견서에 남편이 지금 진료 하고 있던 진료를 끝내고 진료실에서 나올때 까지 잠깐 기다리라고 한 것이다.


왜냐하면 그전에 이미 두번 이나 직원이 그놈의 소견서를 들고 진료실에 들어갔다 나왔는데 남의 진료 시간에 뭐가 그리 급한 것이라고 세번째 들어 가서 의사 사인을 받아 와야 하느냐는 이다.

급한 경우에 그병원은 소견서 없이도 가는 곳인데 말이다.


다시 소견서를 들고 진료실 로 가려는 직원을 그냥 두라고 하고 그 또라이에게 최대한 친절하게 이야기 했다.

지금 다른 환자 진료 시간에 벌써 두번 이나 직원이 들어 갔다 나왔는데 급한일도 아닌데 또그러면 진료에 너무 방해가 된다.조금만 더 기다려 달라..

그랬더니 "아니 그건 니들 사정이고 나는 시간이 없는데 대체 언제 까지 기다려야 하냐?"이러는  거다.


여기서 나는 내 인내심이 Ktx 타고 출장 가는 소리를 들었고 나와 그 환자의 옥신 각신이 점점 심각해 지자 눈치 보던 직원은 소견서를 들고 빛의 속도로 진료실로 뛰어갔다 왔다.


그놈의 소견서를 받아 들고 머리에 꽃달은 사람처럼 활짝 웃던 그 환자가 다음 진료를 예약 하고 싶다는 이야기에 나는 정중하게 "이런식으로 진료를 방해 하고 병원 올때 시간 넉넉히 잡지 않고 와서 자판기 에서 커피 뽑듯 내놓으라고 한다면 다음 진료는 없다"고 이야기 했다.

그랬더니 병원 문이 부숴져라 닫고 사라진 그녀는 우리병원 인터넷 홈피에 누가 봐도 너구나 라는 사실을 알수 있도록 그아시아 아줌마 라고 묘사해 놓고 불친절 하고 무식함의 끝판왕 이라며 별 하나 주기도 아깝다고 써놨다.별 하나 척 눌러 놓고는...

덕분에,나의 멘탈은 또라이에 대한 면역력이 높아졌고 왠만한 또라이에 진상은 눈하나 깜빡 하지 않고 상대 할만한 감성의 근육이 생겨났다.

그래서 오늘도 웃고 만다 " 이거 왜 이려 ,나 별 하나 받은 여자여 "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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