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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그림 Sep 09. 2024

잔인한 계절

글그림

모퉁이 가게에서 나는

선선한 꽃향기가 싫었다


땅내음과 함께 섞여

풍기는 비냄새도 싫었다


하얀 도자기 잔에 담긴

고소한 커피 향도 싫었다


이젠 그저 창 하나를 두고

바라만 봐야 하는 풍경이


날카롭게 폐부를 찌를 뿐이다


널 위해 했던 모든 생각과

행동들 꿈꾸었던 모든 것


다 지워버리고 잊고 싶어

생각을 정리하려 글을 써도


여전히 내 손끝에 들린

펜은 여전히 널 그린다


창밖의 추억에 차라리

김이 서리면 좋으련만


이제 햇볕이 바삭거리는

계절이 되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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