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과의 첫 만남 / 내가 쓰는 이유
2013년 9월 나는 엄마가 되었다.
작고 예쁜 아이를 안고 나는 매일 책을 읽어주었다.
그렇게 나는 삼십 대 엄마가 되고 나서야 그림책을 처음 만났다.
그 당시 그림책을 읽어주며
나는 그림책은 아이들이 보는 것이라고만 생각했다.
책을 읽어주는 것은 아이를 잘 키우기 위한 교육의 목적으로만 생각했다.
그러던 어느 날, 나는 <메리>라는 그림책을 만났다.
안녕달님의 <메리>는 홀로 된 할머니와 할머니가 키우는 개 메리의 삶이 겹쳐지면서
결국 서로를 의지하며 살아가는 모습이 그려진다.
아직도 나는 <메리>를 보면 그때 당시의 집 안의 풍경과 강렬했던 감정이 세세히 살아난다.
책을 읽는 내내 두근거렸던 마음.
그때 깨달았다.
그림책은 아이들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모두를 위한 것임을.
그리고 내가 생각한 것 이상의 것을 담고 있다는 것을.
그때 이후로 나는 열심히 그림책들을 읽기 시작했다.
많은 작품들을 보고 작가들을 만나며
새로운 세계를 만난 기분이었다.
그리고 그림책은 또다시 내 마음을 방망이질 하기 시작했다.
나만의 이야기를 써 보라고.
다시 한번 두근거림을 느끼며 나는 그렇게 차곡차곡 이야기를 모았다.
아이를 키우며 느꼈던 것
삶을 살아가며 생각했던 것
자연을 통해 배운 것…
부족하지만 그림을 그리고 글을 썼다.
그렇게 작은 씨앗들을 심으며 나는 감히 꿈을 꾸었다.
’ 그림책 작가가 되고 싶다.’
그리고 10년 후 마흔의 나는 정말 그림책 작가가 되어 있었다.
삶은 여러 가지 모습을 하고 있다.
그 안에 걱정과 불안등 힘든 것도 많지만
잘 살펴보면 감사와 행복의 순간도 존재한다.
내가 만난 그림책들은 그 모든 것을 말하고 있었다.
누군가 나에게 왜 그림책을 쓰고 싶었냐고 묻는 다면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삶의 아름다움을 전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그것이 춤일 수도 누군가에게 노래일 수도
또는 그림일 수도 있다. 그리고 나는 ‘그림책’을 선택했다.”
나에게 그림책이란
삶의 아름다움을 전하는 이야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