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고 글쓰기를 하며 얻은 가장 큰 수확은, 생각을 생각에서 그치지 않고 삶으로 이어져 발전하는 밑거름이 되었다는 사실이다. 아이를 키우며 나 자신을 돌아보고 마음 속으로 수 없이 새겨봐도, 다짐은 어느 순간 기억에서 사라지기 마련이다. 글 쓰기하는 과정에서, 공기 중 수증기가 각양각색으로 둥둥 떠돌아 다니다가 양 모양 구름, 토끼 모양의 구름으로 응결하듯 모양새가 갖춰간다. 최근<존중과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글을 쓰면서, 그 글감이 머리에 멤돈 몇 달간 내 교육관을 돌아보게 되었다.
아이를 키울 때, 부모는 보통 두 가지 부류로 나뉜다. 아이를 ‘만들어’ 가는 부모와 아이를 ‘기다려’ 주는 부모. 나의 경우 후자였다. 교육에 정답은 없지만, 사람의 섭리를 따져보아도 그게 맞다고 생각했다. 박혜란 작가의 <믿는 만큼 자라는 아이들> 에서처럼, 아이는 믿는 만큼 자란다고 생각했다.
아이가 초등 5학년을 앞두고 있는 이번 겨울방학. 중2에 찾아온다는 현타를 막기위해, 학원에 다니지 않는 아이를 억지로 끌고 가야할 것인가하는 고민이 있었다. 홈스쿨을 하거나 외국에서 학교를 다니면 모르겠는데, 대한민국에서 학교를 다니는 이상 어느정도 기본기는 받쳐줘야하는 게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육아를 시작할 때 고민하는 부분이 있었다. 아이를 앞서 끌어줘야하나, 기다려줘야하나. 그 때마다 나의 결론은 후자였다. 전자의 경우 부모의 의도대로 이끌어 한 쪽이 흡족할런지 모르겠지만, 결국 아이는 흥미를 잃어 언젠간 떨어져나갈 것이다. 후자의 경우 부모의 마음은 만신창이가 될지언정, 아이가 정말 원하는 것을 만날 때 가속도가 붙는다, 지칠 줄도 모른다. (관련글1,믿는만큼자라는아이/ 관련글2,모든일은때가있다)
이번 겨울 방학, 첫째를 보며 불안한 마음 감추지 못 했는데, 최근 나의 6개월 여정을 돌아보며 역시 부모는 아이에게 최고의 멘토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말은 ‘잘한다’고 칭찬해 놓고 학습 방법과 스케줄을 엄마가 관리하여 흥미를 떨어뜨리는 게 아니라, ‘너는 잘 하고 있다’며 아이를 진심으로 믿고 존중하며 칭찬해야겠다고. 공부를 억지로 시켜서 아이가 지치게 만드는 게 아니라, 하지 말라고 해도 자신이 필요에 의해 하고 싶게 만드는 것. 그것이 최고의 멘토 역할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부모는.. 채우려면 어렵고 내려놓으면 참 쉬운 극한 직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