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사랑이 당신에게 자랑이 되기를 바라요

by 주또

당신이랑 매일 같은 곳에서 눈을 뜨면 어떤 기분일까요? 아침에 제일 먼저 맞이하게 되는 얼굴이 당신이라면, 나 기쁠 수 있으려나요. 요리엔 영 소질이 없어 간단한 라면 하나 못 끓이는 축에 속한다만, 당신을 위해서라면 당신이 좋아하는 음식을 하루 종일 연습하여 한상 가득 차려줄 수 있어요. 당신을 배웅하는 일도, 마중 나가는 일도 전부 내가 하고파요. 당신에게는 이러한 고백이 부담으로 들릴 거 알아요. 그래서 나 혼자 하고 나 혼자 듣습니다.


주변에서는 결혼을 하는 친구들이 많아졌어요. 하나둘씩 제 짝과 영원을 약속하기로 했다며 소식을 전하고는 하는데요. 난 그럴 때마다 훗날의 나는 어떠려나 상상해 보고 그래요. 한데 희한한 것이 그 장면이 잘 그려지지 않는 거예요. 이게 무엇 때문이라 콕 집어 말할 수는 없겠다만 왠지 그런 형언할 수 없음에 빠지는 일이 종종 있어요. 당신을 안고 있을 시엔 이토록 꿈결 같을 수가 없는데 말이에요. 너무도 꿈같은 사람인지라, 혹 너무나 꿈같은 사랑인지라 이러한 불분명함에 시달리게 되는 것일까요?


하지만 그럼에도 사랑을 단 한 번도 의심한 적은 없어요. 사랑이 아니면 어쩌지, 란 고민 자체는 잠깐조차 발 담그지 않아요. 창문을 내린 듯 기나긴 속눈썹을 곱게 닫은 채 잠들어있는 당신. 조금만 뒤척여도 깨어날까 봐 숨죽여요. 그 얼굴을 빤히 바라보는 일이 내겐 행복이에요. 간혹 당신은 이렇게 마주할 때면 왜 그렇게 보느냐 묻기도 한다만. 오래오래 눈에 담고 싶어요. 오늘의 당신을, 당신이 잊는다 한들 내가 기억할 수 있도록 말이에요.


코를 골아도 귀엽고요. 실수로 나온 부끄러운 소리도 사랑스러워요. 내 유한한 시간들을 당신과 나눌 수 있어 행운이에요. 이제 내가 이전에 누구를 만났는지 중요하지 않아요. 어찌 되었든 간에 이 삶을 되돌아볼 경우, 당신을 가장 먼저 떠올릴 것 같아요. 나의 모든 감정이 당신으로 인하여 세세하게 여러 갈래로 나뉘어요. 난생처음 느껴보는 감정에 낯설어지기도 해요. 나에게도 이런 모습이 있었구나,를 깨달았으며 나를 알게 되었어요.


문득, 어떻게 보면요. 사랑만큼 나를 가장 잘 알게 해주는 것도 없는듯하단 생각이 들어요. 사랑을 하며, 그러니까 사람과 사람이 만나 연애라는 것을 하며, 본인이 가진 결핍을 알게 되고 본인의 민망한 민낯, 본인의 취향과 본인이 좋아하는 면모, 싫어하는 점들을 점차 뚜렷이 알게 되는 것 같아요. 그리고 그럴수록 그 과정 안에서 스스로가 끔찍해지기도 하고 가여워지기도 하며 나름대로의 뿌듯함과 대견함을 느끼기도 합니다. 모쪼록 사랑은 사람을 성장하도록 만드니까요. 이 밤에 주저리주저리 말이 많았네요.


짧게 간추려 하고픈 말은, 고작 당신이랑 하루의 시작과 마무리를 함께 하고 싶다는 거였는데 말이에요. 당신을 조금 더 성숙하게 사랑하고 싶습니다. 괜한 것들한테 질투하지 않고 괜한 불안감에 사로잡히지 않은 채. 괜한 걱정들과 괜한 사사로운 것들에게 휘둘리지 않은 채. 나의 어설픈 다정을 당신 한정으로 두며 언제든 뒤돌아볼 때마다 우직하게 서있고파요.


부디 미성숙한 내 사랑이 무럭무럭 커가는 모습을 자랑스러워해주세요. 옆에서 계속 계속 친절히 사랑을 가르쳐 주세요.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