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 명상과 14steps 명상 이틀째 체험기
명상에 대해 잘은 모른다.
어릴적 부모님과 인도에 갔을 때, 부모님이 구루의 세션에 참석하는 일에 잠시 참여해 본 기억이 얼핏 난다.
그리고 호흡에 집중하는 이완 명상에 대해 조금은 인지하고 있었다. 그냥 풍문으로 들어본 정도를 적용한 정도였지만.그리고 멍때리기를 좋아하는데 명상의 수준은 아니겠다.
지난 목요일 라피티에서 들은 1시간짜리 '초보자를 위한 10분 명상' 세션은 그래서 내게 공식적인 첫 명상 수업이다. 줌을 이용해서 50명 정도가 강사님의 강의를 따라가 보는 경험은 매우 신선했고, 그 자체로 하나의 명상같은 시간이었다.
이 시간에 배운 것은 명상의 대분류와, 이완명상이 아닌 춤 명상/걷기 명상/14steps 명상에 대해 이해하는 과정이었고 직접 3분씩 실행해 보는 기회도 얻었다.
걷기 명상과 14steps
걷기 명상도 14steps도, 방 안에서 짧게 할 수 있는 간단한 명상이다. 걷기 명상은 글로 풀어 설명할 수도 있다. 일단 일어선다. 손을 고정한다. 주머니에 넣거나 뒷짐을 져도 좋다. 다섯 걸음에서 열 걸음 앞으로 걷는다. 이때 중요한 것은 발바닥의 감각에 집중하는 것이다. 다 걸었으면 멈춘다. 뒤로 돌아선다. 다시 반대로 걷는다. 이를 정해둔 시간만큼 반복하는 것이다.
14steps는 글로만 전달하긴 어려울 수 있겠다. 양 허벅지에 손을 내려놓는다. 오른손을 직각으로 세우고 손날의 감각을 느낀다. 오른손을 어깨 높이로 올려 팔꿈치 안쪽이 접히는 느낌을 느낀다. 오른손을 배에 올린다. 왼손으로도 같은 일을 하고 나면 두 손이 배 위에 포개진다. 포개진 손 중 아래쪽 손, 이 경우에는 오른손을 가슴으로 쓸어올린다. 오른손을 다시 2번 동작, 즉 어깨 높이로 접어올린다. 다시 1번 동작, 손날을 허벅지애 댄다. 다시 손을 허벅지 위에 얹는다. 왼손도 똑같이, 가슴 어깨 손날 허벅지 순으로 처음으로 돌아간다. 이 동작이 14단계라서 14steps라는 이름을 가졌다.
어제 오늘 하루를 시작하거나, 마음이 번잡하거나 할 때 이 동작을 해 보았다. 생각이 떨쳐질 때도 있고, 오히려 생각이 만발할 때도 있었다. 방금은 새벽에 깨버려서 멍하니 14steps를 하고 클럽하우스를 들으며 걷기 명상을 했다. 예수다 라는 방이었는데, 독일의 바이올리니스트와 윤선생님의 피아노를 들으며 갑자기 악기연주의 '숨쉬기'에 대해 말하는 것이었다! 호흡에 대해 생각하던 중이었는데 기분이 묘했다.
명상하고 싶어졌다. 덕분에.
하루 십 분이면 되는 이 명상 두 가지를 다음주 디웰빙 세션까지 유지해볼 생각이다. 시간을 정해두진 않았는데 루틴을 만들면 더 좋을 것 같다. 생활이 하다망 하여 시간을 정하기가 쉽지 않지만, 더 일찍 일어나거나 더 늦게 자면 충분히 가능할 것 같다. 혹은 둘 다 할 수도 있겠다.
이런 기회를 갖게 해준 내 회사(휴직을 허가해 주었다.), 디웰(디웰빙세션을 무료로 운영해주는, 루트임팩트의 코리빙 스페이스), 그리고 가족들에 감사한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