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는 네가 태어나기 전부터
네가 세상에 오기 전, 엄마는 두 번의 작은 이별을 먼저 겪었단다. 세상의 빛을 보지 못한 두 아이가, 별이 된 그 이야기 시작할게. 귀 기울여 봐.
독한 약으로 버티지 못했던 두 생명은 약했나 봐. 사실 임신할 수 없을 거라 생각하고 온갖 약을 먹으며 지내고 있었어. 그러다 어느 날, 임신 사실을 안 순간 엄마 손을 놓던 한 아이는 그렇게 엄마 곁을 잠시 머물다 떠났어. 또 한 달이 지나던 날, 천사가 찾아왔지. 병원 가려고 채비하던 그날, 피가 쏟아졌어. 결국 또 엄마 손을 놓더라. 엄마는 슬픔을 가슴에 품어야만 했어. 병든 엄마 몸에 두 아이를 지켜주지 못했다는 자책으로 시들해졌어. 그렇게 또 한 달이 지난 그때 여니 네가 찾아온 거야. 정말 기적이었어. 이미 별이 된 두 아이가 슬퍼하지 말라고 너를 보내준 거 같았거든.
네가 엄마 뱃속에서 자랄 때, 엄마는 매일 하늘에 속삭였지. “얘를 꼭 지켜줄 수 있지. 이 아이는 반드시 웃으며 세상에 오게 해 줘. 엄마 품에 안기게 너희들이 도와줘.” 그리고 넌 웃으며 와줬어. 엄마는 소중한 보물을 안듯 너를 품 안에 넣고 얼마나 기뻤는지 몰라.
네가 태어나던 날,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햇살이 엄마 안에 스며들었지. 작고 작은 너의 얼굴에 눈, 코, 입이 다 있는 것만으로 신기했어. "이쁘죠. 얼굴이 아주 작아요"라고 의사가 말할 때 엄마는 감격해 떨리는 목소리로 "네"라고 대답한 기억이 나. 울렁 찬 울음소리로 너를 알렸지. 그때, 간호사가 너를 엄마 가슴에 안겨주었어. 그렇게 울던 넌 조용했어. 엄마 심장소리를 듣는 거 같았지. 이 모든 것이 소중해서 병원 창문 밖에 비치는 밤하늘을 올려다봤어. 두 아이가 반짝이며 웃고 있을 것 같아서, 엄마는 환한 얼굴로 미소를 보내주었단다.
너의 탄생 뒤에는 별이 된 두 아이의 사랑과 기도가 함께 했어. 그들은 네가 넘어질 때마다 손을 내밀어 줄 거고, 엄마가 지칠 때마다 등을 토닥여 줄 거야.
그래서 엄마는 안다. 너는 혼자가 아니고, 엄마 역시 혼자가 아니란 걸. 우린 그 둘의 사랑을 등에 지고 끝까지 함께 가보자. 엄마는 너를 믿고 너는 엄마를 믿고 그렇게 별이 된 두 아이를 기억하며 살아가자.
엄마는 두 아이 사랑까지 너를 사랑하고 있어. 사랑해도 또 사랑하고 있는 엄마는 세상을 다 가진 거야. 너로 인해 사랑을 배운 엄마가 고백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