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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라하의 별 Jan 26. 2021

아이가 만든 샌드위치

오늘 날씨가 아침부터 흐리더니 결국 비가 조금 내렸다. 스산하게 내리는 겨울비는 내가 독일에서 이른 아침마다 보던 풍경과 비슷해서 문득 독일이 생각나고 유럽에서 온 친구들과 함께 생활하던 기숙사에서의 생활과 친구들도 보고 싶어 졌다. 나의 젊은 시절에 내 시간을 듬뿍 채워주었던 친구들이었고, 서로 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면서 정말 잘 해낼 거라고 응원과 지지도 해주고, 공용 부엌에서 요리를 하고 서로 음식을 나누어 먹으면서 외로움을 달래주었던 고마운 친구들이다. 내리는 풍경을 보면서 잠시 추억여행을 하던 나는 아이와 점심 먹을 메뉴를 의논하기 시작했다.



비가 내려서 왠지 바삭한 것이 먹고 싶어 졌고 독일에서 친구들이 가르쳐준, 간단하게 요리하지만 맛이 좋았던 샌드위치가 생각이 나서 아이와 함께 만들어 보기로 하였다. 함께 요리하게 된 아이는 기분이 좋은지 콧노래를 흥얼거렸고 나는 부엌에서는 다칠 수 있으니 주의 집중을 해야 한다고 아이에게 말을 하였다. 아이에게 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고 빵을 우선 구워내게 하였다. 아이는 빵을 노릇노릇하게 그러면서도 바삭하게 구워 내었고 아이가 당근과 바나나를 썰어서 프라이팬에 넣고 기름을 두르고 조금 볶아내다가 설탕 한 스푼과 시나몬 반 스푼을 넣고 조려내었다.



독일에서 기숙사 친구들이 나에게 가르쳐준 요리방법은 모든 과일을 다 사용해도 무방하다고 말을 하였고 그 과일을 기름 두른 프라이팬에서 조금 익히다가 설탕 한 스푼과 시나몬 반 스푼을 넣고 살짝 조려내면 방금 만든 잼 같은 맛이 나고 과일향도 나서 더 맛이 좋다고 말하였다. 그 친구들 중에서도 설탕과 시나몬만 있으면 모든 과일을 식빵에 넣어서 먹기 좋게 만들 수 있다고 의기양양하게 말하던 스페인 친구가 보고 싶어 지는 오늘이었다.



식빵 한 장을 펴고 그 위에 조려진 바나나를 얹고 슬라이스 치즈를 씌우고 다시 빵으로 덮은 후 조려진 바나나를 얹고 슬라이스 치즈를 씌우고 다시 식빵을 올려두고 먹기 좋게 썰어 내었다. 그리고 내가 아이 옆에서 요리한 마카로니 샐러드를 그릇에 담아서 우리는 소박하지만 멋진 브런치 상차림을 차려내었다.







오늘의 분위기에 맞는 음악을 골라 틀었고 아이를 위해서 보리차를 나를 위한 커피를 준비하였다.
내가 아이에게 요리법에 대해 설명을 해서 가르쳐 주고 아이가 처음으로 요리해 본 샌드위치는 모양도 정말 예쁘고 맛도 너무 좋았다. 나는 아이에게 맛이 매우 좋다고 칭찬을 하였고 나의 칭찬을 들은 아이는 기분이 좋아서 어깨를 으쓱하였다. 나와 아이는 함께 준비한 브런치를 먹기 시작했다.



나에게 칭찬을 듬뿍 들은 아이는 기분이 좋아서 조잘조잘 이야기를 하였고 아름다운 음악의 멜로디와 아이의 조잘거림이 자연스럽게 섞여 행복하게 들렸다. 밖은 스산하게 비가 오지만 나는 아이가 정성스럽게 만든 샌드위치를 먹으면서 행복한 마음이 들었다.



음악은 신기한 마법을 지닌 것 같다. 행복했던  순간에 들었던 음악은 후일 다시 듣게 되었을 때 그 행복한 순간으로 나를 데리고 가 준다. 오늘은 샌드위치를 먹으면서 추억이 있는 음식도 음악처럼 나를 독일에서 친구들과 어울리며 행복했던 그 순간으로 데려가 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오늘 아이는 엄마를 위해 정성껏 샌드위치를 만들었고 아이의 그 따뜻한 마음으로 나는 시간여행자처럼 추억여행을 하게 되었다. 소소한 일상에서 서로를 위한 마음은 뜻하지 않은 선물을 하게 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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