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완서 읽기 17. 박완서 짧은 소설 『나의 아름다운 이웃』
마른 꽃잎의 추억 1- 화랑에서의 포식자신을 따르던 많은 남자들에 대한 추억을 마른 꽃잎으로 간직한 여자.
그 꽃잎 주인공 중에 한 명을 우연히 만나게 된다. 화가 지망생이었던 그 남자는 화가로 성공해서 성황리에 전시회를 진행 중이다. 그는 성공한 예술가답게 자신만만하고, 편안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무엇보다도 그의 얼굴엔 살과 기름이 올라 있었고 눈빛은 자기만족으로 부옇게 침체돼 있었다.
마른 꽃잎의 추억 2- 엉큼한 장미『아내에게 바치는 노래』라는 시집에 있는 대여섯 가지의 눌려진 꽃 – 나를 열렬하게 추종하던 총각들에 대한 추억 아직 총각인 새끼 재벌 집에 방문했다. 그 남자는 돈과 남자를 탐하는 뻔한 여자로 나를 대한다. “나는 낭만을 꿈꾸었나 봐.”“낭만? 흥, 지금이 어느 때라고. 지금은 70년대야.”
마른 꽃잎의 추억 3- 못 알아본 척한 남자 젊었을 때와는 달리 성공한 남자와의 재회.
나는 끝내 그를 못 알아본 척했다. 그는 다방을 나올 때 주머니를 뒤적이더니 고액의 수표밖에 없다며 찻값 치르는 일을 사양했다. 자기를 잘 못 알아본 데 대한 그의 복수를 나는 달게 받았다.
마른 꽃잎의 추억 4- 조각난 낭만총각 때 밤중에 전화를 걸어 혼자 듣긴 아깝다며 함께 음악을 듣자고 했던 낭만 총각은 사랑하지만 떠난다는 말을 남기고 사장님의 사위가 되어 잘 살고 있다. 그는 지금의 가정을 지키기 위해 옛 여자에게 비는 것조차 부끄러움 없이 한다.
나는 왜 낭만을 찾는답시고 간직하고 있는 낭만이나마 하나하나 조각내려 드는 것일까? 이 낭만이 귀한 시대에.
마른 꽃잎은 없지만 이 소설을 읽으며 생각나는 몇 사람이 있다. 철 없던 어린 시절의 부끄러운 만남, 지금 생각해도 후회스러운 관계, 얼굴은 기억나지 않지만 잊히지 않는 이름, 30년 전의 얼굴로 기억되는 사람 등. 그들은 지금 어디에서 어떻게 살고 있을까. 아주 가끔 궁금할 때가 있다. 다시 만난 적은 없지만 우연히 보게 된다면 어떨까 상상해본 적도 있다. 그 상상을 짧은 소설로 써보면 좋을 것 같다. 갑자기 소설가처럼 이야기가 샘 솟는 듯하다. 자꾸만 웃음이 난다.
마른 꽃잎의 추억 1
- 화랑에서의 포식
자신을 따르던 많은 남자들에 대한 추억을 마른 꽃잎으로 간직한 여자.
그 꽃잎 주인공 중에 한 명을 우연히 만나게 된다. 화가 지망생이었던 그 남자는 화가로 성공해서 성황리에 전시회를 진행 중이다.
그는 성공한 예술가답게 자신만만하고, 편안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무엇보다도 그의 얼굴엔 살과 기름이 올라 있었고 눈빛은 자기만족으로 부옇게 침체돼 있었다.
마른 꽃잎의 추억 2
- 엉큼한 장미
『아내에게 바치는 노래』라는 시집에 있는 대여섯 가지의 눌려진 꽃 – 나를 열렬하게 추종하던 총각들에 대한 추억
아직 총각인 새끼 재벌 집에 방문했다. 그 남자는 돈과 남자를 탐하는 뻔한 여자로 나를 대한다.
“나는 낭만을 꿈꾸었나 봐.”
“낭만? 흥, 지금이 어느 때라고. 지금은 70년대야.”
마른 꽃잎의 추억 3
- 못 알아본 척한 남자
젊었을 때와는 달리 성공한 남자와의 재회.
나는 끝내 그를 못 알아본 척했다. 그는 다방을 나올 때 주머니를 뒤적이더니 고액의 수표밖에 없다며 찻값 치르는 일을 사양했다. 자기를 잘 못 알아본 데 대한 그의 복수를 나는 달게 받았다.
마른 꽃잎의 추억 4
- 조각난 낭만
총각 때 밤중에 전화를 걸어 혼자 듣긴 아깝다며 함께 음악을 듣자고 했던 낭만 총각은 사랑하지만 떠난다는 말을 남기고 사장님의 사위가 되어 잘 살고 있다. 그는 지금의 가정을 지키기 위해 옛 여자에게 비는 것조차 부끄러움 없이 한다.
나는 왜 낭만을 찾는답시고 간직하고 있는 낭만이나마 하나하나 조각내려 드는 것일까? 이 낭만이 귀한 시대에.
마른 꽃잎은 없지만 이 소설을 읽으며 생각나는 몇 사람이 있다. 철 없던 어린 시절의 부끄러운 만남, 지금 생각해도 후회스러운 관계, 얼굴은 기억나지 않지만 잊히지 않는 이름, 30년 전의 얼굴로 기억되는 사람 등. 그들은 지금 어디에서 어떻게 살고 있을까. 아주 가끔 궁금할 때가 있다. 다시 만난 적은 없지만 우연히 보게 된다면 어떨까 상상해본 적도 있다. 그 상상을 짧은 소설로 써보면 좋을 것 같다. 갑자기 소설가처럼 이야기가 샘 솟는 듯하다. 자꾸만 웃음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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