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아직 참 정겹고 희망차다고 느꼈던
시간이 정말 빠르게 흘러간다. 유독 눈이 많이 왔었던 1,2월이 금방 지나고 나니
3월이 오고 회사에서의 즐겁고도 힘겨운 날들을 잘 버텨내고 나니 벌써 4월이다
4월 첫날부터 나는 다시 자유로운 백조가 되어 일찍이 집 근처 탄천으로 자전거를 타러 나갔다.
속도를 내어 쌩쌩 달리니 온 몸으로 느낄 수 있는 기분 좋은 시원한 바람에 기분이 좋아졌다.
평일임에도 탄천에는 남녀노소, 나이를 불문하고 많은 사람들이 나와 운동을 하거나 산책을 하는
중이었다. 주인과 함께 또잉 또잉 걸어 다니며 산책하는 귀여운 강아지들에게도 계속 눈길에 갔다.
평화로운 모습의 일상 풍경들. 미세먼지 없는 푸르른 하늘 내가 속한 공원에 작게나마 우리가 함께
사는 하늘 아래에 사람들의 일상이 펼쳐진 기분이었다.
점심시간에 차가운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하나씩 들고 산책을 하는 직장인들부터
풀 속에서 무언가를 뜯으러 온 아주머니, 바닥에 설치된 지압판 위를 맨발로 걸어 다니시는 할아버지
나무 앞에서 기체조를 하시는 할머니, 손주로 보이는 꼬마에게 붕붕카를 태워주는 아주머니.
나와 같이 자전거를 타러 나온 아주머니, 아저씨. 홀로 또는 강아지와 산책을 하는 사람들까지
탄천은 너무 즐거운 곳이다. 다양한 모습들을 바로 가까이서 느끼고 볼 수 있으니까.
또 하나는 스마트폰에서 좀 자유로운 사람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지하철이든, 버스에서는 잘 볼 수 없는 모습들인데.
그리고 봄의 꽃. 아름다운 벚꽃 앞에서 함께 감정을 공유하고 잘 모르는 사람들끼리도 웃음을 나눌 수 있는
순간을 만들어준다.
벚꽃 나무의 사진을 하나 찍어가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벚꽃나무를 찍고 있는 옆 사람에게 자신의 모습을 찍어줄 것을 요청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면서 서로 짧은 대화를 나누기도 하고, 웃으며 쑥스러워하기도 하는 모습들이
왜 이렇게 마음이 벅찰까. 함께 살아가고, 나누는 기쁨이 이런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모습을 가까이서 보고 느끼는 하루여서, 아무리 세상이 힘들어도 희망찬 모습들이 함께 숨 쉬고 있는
우리의 삶을 본 하루여서 마음에 천국이 잠시 왔다 간 경험을 한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