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한 여자에게는 우리가 일종의 'aura(아우라)'라고 부르는 기운이 느껴진다. 그 고고한 분위기는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우아한 여자가 단지 예쁜 여자와 다른 이유는 그 신비한 기운에 있다. 그리고 그 기운은 아름다운 내면에서 외면으로 꽃을 피워 만들어낸 향기다. 오드리 헵번은 이런 명언을 남겼다. '아름다운 자세를 갖고 싶으면 결코 너 자신이 혼자 걷고 있지 않음을 명심해서 걸어라. 아름다운 입술을 갖고 싶으면 친절한 말을 하라. '
얼마 전 휴대폰을 땅에 떨어뜨려 완전히 고장이 났다. 나는 미간을 찌푸렸다. 바꿀 때가 되었다고 생각했지만, 아직 약정기간이 끝나지 않았을 것이고 그것보다 더 큰 문제는 내가 전자기기에 완전히 무지한 사람이기 때문이었다. 그냥 뚝딱 새 폰을 사도 되지만, "그거 그 돈 주고 샀다고? 와, 나는 이 돈 주고 샀는데."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내가 무지한 탓에 대리점 직원들에게 속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보통 전자기기에 문제가 생기면 '일반 남자(전자기기를 나보다 더 잘아는 전문가라고 판단하여)'에게 연락해 도움을 취하거나 연인에게는 아에 이 문제를 떠맡기기도 했다. 하지만 연인이 먼 출장을 가 있는 지금은 나 혼자 이 중대한 문제를 해결할 수밖에 없었다.
언제나 문제의 포인트는 여기에 있었다. '내가 무지해서 저 사람들이 날 속일 거고 나는 터무니없는 손해를 볼 수 있을 거야'라는 생각. 예를 들면 '처음으로 간 헤어숍에서 디자이너가 내 머리를 보고 많이 상했네요라고 말할 때. 제대로 이해하기 힘든 보험 약정표를 볼 때, 고장 난 컴퓨터와 휴대폰을 들고 대리점에 들어갈 때'같은 경우 이러한 의심이 도드라졌다. 이러한 분야의 직원들은 원체 모두 친절한 사람들인데(그게 영업 상일지도 모르겠지만, 좋게 말하면 직업정신) 나는 그들을 대할 때마다 한 발짝 물러나 의심스러운 목소리로 묻고 했다. 그러면 그들도 나의 이러한 태도를 금방 눈치채고 미적찌근한 반응을 보이는 것이다. 그럼 왠지 서비스를 신청하고도 속았을 것이라는 생각 때문에 끝까지 기분이 찜찜했다.
어제 부서진 휴대폰을 가지고 대리점에 갔다. 직원은 나를 앉히고 영업 상이로든 직업정신이로든 최대한 친절하게 설명해주었다. 이번에 나는 그를 믿지도 않고, 믿지 않지도 않았다. 그의 말이 맞는지는 내가 더 조사해보면 되는 일이고, 어쨌든 최선을 다해 설명해주는 그의 정보를 열심히 수집하자고 생각했다. 그리고 나도 그만큼 친절하게 화답했다. 그렇게 다른 네 곳을 들렸다. 놀랍게도 예전 의심으로 시작했던 때와는 달리, 직원들은 내게 더 친절하게 말하고 더 좋은, 진실된 서비스를 제공해주었다. 그중 상업적인 의도를 말한 곳도 있었지만, 그것 또한 크지 않았고 현명한 선택은 내가 내리면 되는 것이기 때문에 문제 되지 않았다.
타인이나 다른 분야에 대해 무지한 것은 나의 탓이다. 확실히 알지도 못하고 의심하거나 험담하거나 불친절한 태도를 보이는 것은 우아함에 반하는 일이다. 사람과 사람이 어우러져 사는 사회에서는 현명한 우아함이 필요하다. 100% 모두를 믿고 친절하게 대하라는 것이 아니라, 선택은 본인이 현명하고 신중하게 진행하되, 사람들의 노력들에 친절한 태도로 임하면 더 좋은 혜택을 받고도 우아함을 지킬 수 있다는 것이다(이것은 상대방의 태도가 불쾌하거나 예의 없지 않은 경우에 해당된다). 친절한 말투, 친절한 표정, 현명한 태도가 좋은 운을 만드는 핵심 재료들이 아닐까. 나는 처음으로 누군가의 도움 없이, 그리고 속았다는 기분 없이 좋은 서비스를 받으며 휴대폰을 고칠 수 있었다. 참 운이 좋은 날이었다.
오는 길에 꽃을 샀다. 예전엔 꽃을 사는 것은 사치라고 생각했다. 금방 시들어 죽어버릴 거라고. 하지만 꽃 한 다발을 살 수 있는 돈으로 커피 몇 잔을 사마시면 그것 또한 금방 소화돼버릴 일이었다. 알뜰하게 살기 위해 더 부지런해지더라도 꽃을 보며 채워지는 행복을 한 아름 안고 싶었다. 오늘따라 꽃이 올려진 식탁에 둘러 앉은 가족들은 밤 늦도록 도란 도란 아름다운 말을 나누었다.
늘 친절한 말로 꽃잎 같은 향기로운 잎술을 지니자고.
writer. 강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