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고 긴 사유
한 번도 해 본적 없는 고백을 해보라고? 당신은 내게 다그친다.
대답의 간소화가 싫어서 나는 하루 세끼 밥 먹고도 간식 몇 끼 더 챙겨 먹고 말았다.
나는 더 많은 것을 공유하기 위해 위장에게 만족하는 법은 끝내 가르치지 않았다.
‘기막히게 별을 따오는 사랑이 어디 그리 쉬운 일이던가’
나는 웅얼거렸다
밤새워 긴 글 쓰다 지친 당신의 겉과 속을 어찌 알겠어?
다만, 사그라질 사랑 활짝 피워놓고 꽃 밖에서 닫힌 꽃의 가슴 열어보라는
당신의 지독한 궁핍을 외면하고 싶었다
넉넉함을 두려워하는 당신 주위 맴도는 외톨이가 홀대라면 이젠 두렵지 않다.
한껏 내 것인 양 품은 위장을 견디는 일은 그럭저럭 일상이 되어간다.
지독히 흐린 날 마시는 커피와 홀로 듣는 음악은 새까맣게 밀려오는 점령군.
피로한 위장에 말아둔 추억이 더부룩하다